대기업 임대료 6개월간 20%↓···중기는 50%↓임대료 감면에도 매출 1.5배 달해 여전히 부담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오는 8월까지 6개월간 공항에 입점한 대기업과 중견기업 면세점의 임대료를 20% 감면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또 기존에 결정한 중소기업 면세점에 대한 임대료 감면율은 25%에서 50%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번 임대료 감면은 공항을 이용하는 여객수가 전년 대비 60%에 도달할 때까지 3∼8월 최대 6개월간 한시적으로 이뤄진다. 3월분은 소급해준다.
정부는 임대료 감면을 계기로 대형 면세점 소속 그룹 산하매장 임차인에 대한 임대료 감면을 유도할 계획이다.
당초 정부는 중소기업 면세점만 지난달부터 6개월간 25% 임대료를 감면하고,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3개월간 임대료 납부를 유예하기로 해 논란이 일었다. 이번 조치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견기업까지 그 대상을 확대한 데 의미가 있다.
면세업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공항 면세점 매출이 급감한 현실을 다 반영하지는 못한 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업계의 어려움을 이해해줘서 감사하다 업계도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항 이용객 감소로 인한 면세점의 어려움을 이해해주신 결정에 고마움을 느낀다”면서도 “하지만 매출의 90% 이상이 감소해 임차료가 매출의 몇배가 되는 현실을 반영해 추가적 감면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공항 면세점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용객과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천국제공항은 지난해 출국객수가 일평균 10만명 정도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1터미널과 2터미널을 포함해 일평균 1000명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인천공항의 경우 최저 임대료를 입찰 당시 PAX(여행객수)를 기반으로 설정하는데, 최근 매출액이 급감하면서 임대료가 매출액을 넘어서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 전체의 한 달 매출액은 평소 약 2000억원이었으나 이달 들어 매출액은 80% 급감한 4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임대료는 800억원으로 고정돼 있다. 이를 정부에서 20% 감면해준다 하더라도 임대료는 매출의 1.5배에 달한다.
인천공항 면세점 업체들의 손실은 3월 한 달에만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업체들은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인천공항에서만 연간 약 5000억원에서 최악의 경우 1조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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