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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내부등급법 도입 임박···‘비은행M&A’ 탄력 받나

우리금융, 내부등급법 도입 임박···‘비은행M&A’ 탄력 받나

등록 2020.04.10 15:16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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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내부등급법 현장 점검 착수 이르면 상반기 중 ‘승인’ 떨어질 듯 코로나19와 M&A 현안에 변경 시급성사시 우리금융 출자 여력 6조원↑

사진=우리금융지주 제공사진=우리금융지주 제공

출범 2년차를 맞은 우리금융지주의 자금 사정이 한결 나아질 전망이다. 금융감독당국이 자산위험도 평가 방식을 ‘내부등급법’으로 바꾸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하면서다. 성사되면 우리금융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이 상승해 코로나19 사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계획했던 비은행 인수합병(M&A)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부터 우리금융 본점에서 내부등급법 승인을 위한 현장점검을 시작했다. 이는 회사 측이 제시한 내부등급법 모형이 적합한지 여부를 따져보는 절차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이후 우리금융이 내부등급법 변경을 정식으로 신청하면 금감원이 승인을 내리게 되는데, 업계에선 늦어도 상반기엔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감원과 우리금융이 그간 꾸준히 소통하며 세부 방안을 조율해온 만큼 우리금융 측 희망대로 내부등급법 변경이 이뤄질 가능성은 큰 편이다.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지난해 이미 금감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 변경 승인을 받았다.

양측의 논의가 본격화한 것은 코로나19 사태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주도하는 채권·증권시장안정펀드(각 10조원) 구축과 소상공인 대출 지원 등에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데 우리금융 측 출자 여력이 부족하다보니 서둘러 점검에 착수했다는 전언이다.

실제 지난해말 기준 우리금융의 BIS비율은 11.89%로 평균치인 13.54%를 밑돌며 국내 은행지주회사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다. 이 가운데 최대 2조원(채권·증시 각 1조)을 펀드에 출자하면 우리금융의 BIS비율은 더 떨어지는 것은 물론 금융당국이 규정한 시스템적중요은행(D-SIB) 규제 기준(11.5%)에도 가까워진다.

이는 우리금융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위험가중자산(RWA) 평가에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의 차이는 신용리스크 위험도를 평가하는 ‘기준’에 있다. ‘표준등급법’은 금융회사 전체 평균(감독당국 가이드라인)을, ‘내부등급법’은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으로 확보한 측정 요소를 각각 활용한다.

당연히 금융회사엔 ‘내부등급법’이 유리하다. 위험가중치를 낮춰 자본비율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표준등급법’은 금융회사 전체 평균치를 적용해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금감원이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가 관건이다. 외부에서는 우리금융이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면 BIS비율이 12~13%로 상승하면서 출자여력도 6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을 발행해 약 2조3500억원에 달하는 실탄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내부등급법 적용은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준비하는 우리금융의 숙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증권사와 보험사, 캐피탈과 저축은행 등의 인수를 시도하려면 무엇보다 출자 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일단 우리금융은 자본적정성 문제로 잠시 미뤄둔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의 계열사 편입을 조만간 추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내부등급법 승인을 위한 금감원의 현장점검이 시작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진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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