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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경고 비웃는 ‘원유개미’···브레이크 없는 ‘ETN’ 투자

[유가 대폭락]당국 경고 비웃는 ‘원유개미’···브레이크 없는 ‘ETN’ 투자

등록 2020.04.22 15:01

수정 2020.04.22 15:22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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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1억주 추가 상장에도 괴리율 50% 상회실거래가 급락에 멈추지 않는 개인 매수세거래소, 삼성·NH 이어 신한·미래도 거래정지

당국 경고 비웃는 ‘원유개미’···브레이크 없는 ‘ETN’ 투자 기사의 사진

국제유가가 연일 폭락하며 유가 반등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리스크 확대를 경고하며 투자 자제를 권고하고 나섰다. 그러나 유가 급락으로 상품 실거래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여전히 일부 종목은 ‘없어서 못 사는’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유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인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는 전날 괴리율 50.59%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며 상품 지표가치가 601원까지 떨어졌지만 개인 수요가 급증하며 90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상품은 지난주 괴리율이 30%를 웃돌아 20일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유동성공급자(LP)가 보유물량 2억주를 충전하며 21일 거래가 재개됐다. 하지만 이달 초 37% 수준이던 괴리율은 거래 재개 후 50%까지 치솟았다. 개인 투자자들이 971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유통물량 1억주를 쓸어담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의 괴리율 역시 전날 종가 기준 47.13%에 육박한다. 이 상품 역시 이달 초 괴리율이 18.40% 수준이었으나 50% 턱밑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앞서 괴리율이 과도했던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과 ‘QV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H)’는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급락하며 지표가치가 내리면서 상품 가격도 함께 떨어지고 있다”며 “매수 부담이 적어진 개인 투자자들이 유통 물량을 모두 소화하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괴리율에 대해서도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조정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늘이 저점”···원유 ETN 놓지 못하는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원유 ETN 투자는 지난달부터 속도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61달러 수준이던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올해 3월 20달러선까지 밀리자 저점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WTI 5월물이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한 뒤에도 개인 매수는 지속됐다.

이는 개인들이 투자한 국내 상장 원유선물 ETN이 6월물로 교체됐기 때문이다. 마이너스를 낸 건 WTI 5월물인 반면 국내 원유 상장지수상품은 이달 중순 보유 자산을 대부분 5월물에서 6월물로 교체했다. 개인들이 1억주를 쓸어담은 21일 WTI 6월물은 배럴당 21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마이너스 불길은 6월물로도 번지는 추세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WTI는 전일보다 배럴당 43.4%(8.86달러) 하락한 1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7월물 WTI 역시 26달러에서 18달러로 곤두박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 유종인 6월물 브렌트유도 20달러 선을 내줬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마이너스 유가는 보통재의 수요·공급 상황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현상이지만 실물인도 방식인 최근월 국제원유 거래시에 저장공간이 없을 경우 발생할 수 있다”며 “실물저장 공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마이너스 가격에도 매수 포지션 청산 압력에 직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NH 이어 신한·미래 ETN도 거래정지···“매수 자제해야”=금융당국은 연일 시장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H)와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의 괴리율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오는 23일부터 매매거래 정지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거래소는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및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등 2개 상품에 대해서도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삼성은 오는 23일 LP 보유분 1억주를 충전해 거래 재개가 예정돼 있으나 신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괴리율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다시 거래정지가 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매매거래 조치에도 불구하고 매매거래 재개 당일 괴리율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매매거래 정지를 연장할 예정”이라며 “기초자산인 WTI 원유선물이 50% 이상 하락할 경우 지표가치가 0원이 돼 투자금 전액 손실 위험이 있다. “투자자들은 투자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레버리지 원유 ETN에 최고 수준인 ‘위험’ 등급의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금감원이 최고 등급 경보를 발령한 건 2012년 6월 해당 제도가 도입한 이후 처음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가격과 지표가치 간 괴리율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는 기초자산인 원유 가격이 상승해도 기대수익을 실현할 수 없다”며 “ETN 상환 시 시장가격이 아닌 지표가치를 기준으로 상환되므로 지표가치보다 높게 매수한 투자자는 상환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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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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