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정부 규제 ‘올가미’최소 인력으로 법인 유지···영업은 외주로 돌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쥴랩스코리아는 지난달 인원의 90%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끝냈다. 애당초 알려진 구조조정 규모는 70~80% 수준이었으나 실제로는 처음부터 90%가량의 구조조정이 목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년 단위 계약직으로 입사한 32명은 모두 계약 갱신 없이 종료됐고 정규직 관리자 6명에 대해서는 퇴직금과 함께 3개월치 위로금을 지급했다. 현재 쥴랩스코리아에 근무중인 임직원은 모두 합쳐도 7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쥴랩스는 한국을 아시아 시장의 거점으로 삼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소수 인력으로 공유 오피스에서 사업을 시작했으나 서울 강남구에 임대료가 연 10억원에 달하는 본사를 마련하며 외형을 확대했다.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었다. 담배회사와 주류회사 영업사원은 물론 대관 담당 임원 등까지 영입하며 한때 본사 인력은 100여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유해성 논란에 휩싸이며 판매가 급감했다. 미국에서 변종대마(THC)와 비타민E아세테이트로 인해 중증 폐 질환이 발병했고, 이에 한국에서는 편의점과 면세점 업체들이 연이어 판매 중단에 나서 판매는 더욱 급감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쥴은 한국 진출 1년도 되지 않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미 직영점 운영부와 재경부 각 부서장 직무는 폐지된 상태며 이승재 전 대표도 회사가 제안한 조기퇴직 패키지를 수락하고 퇴사했다. 영업부문 또한 인원의 대부분을 정리해 계획했던 수준의 구조조정을 마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쥴랩스가 한국법인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 만을 남긴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 당시 쥴랩스코리아는 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회사는 지금까지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향후로도 영업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막대한 손실을 막기 위해 인력을 90% 이상 줄일 것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대표와 협의 없이 해고 대상자를 특정, 통보해 부당해고 의혹도 불거지는 등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구조조정과 함께 국내 플래그십 스토어 영업도 종료했다. 광화문, 세로수길, 연남동에 있던 쥴스토어는 지난 3월부터 문을 닫았다. 그러나 국내에서 철수하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향후 사업운영과 전략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쥴랩스코리아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철수하면서 편의점 판매는 재개했다. 과거 전국 편의점에서 판매했던 것과 달리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만 판매할 계획이다. 이것도 지역 내 전 점포에 의무적으로 입점하는 것은 아니며, 쥴 제품 취급을 희망하는 점포에만 한정했다.
일부 편의점에서 판매하며 사업은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에 영업부문은 법인 소속의 계약직 영업사원 대부분을 내보내는 대신 하청업체와 계약했다. 업계에 따르면 쥴랩스코리아는 영업을 외주로 돌려 매대 설치 등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쥴랩스코리아는 현재 선별적으로 판매를 진행하면서 편의점에서 주문이 이뤄지면 적시에 공급하는 전략으로 사업의 명맥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검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면 그에 따라 경영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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