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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불기소’ 의결한 수사심의위···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삼성

이재용 ‘불기소’ 의결한 수사심의위···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삼성

등록 2020.06.29 15:04

수정 2020.06.29 16:28

김정훈

,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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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심의위 “이 부회장 수사 중지·불기소” 의견반대로 검찰은 기소에 무게···정치권도 기소 압박재계 “기소 한다면 검찰이 만든 제도 거부하는 셈”

검찰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수사 중지·불기소’ 의견을 따르지 않고 7월 초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소 강행 의지를 드러내 삼성이 외부로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삼성은 검찰 스스로 개혁제도로 만든 수사심의위를 자신들 편의에 맞춰 제도를 이용한다며 반발하고 있다.검찰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수사 중지·불기소’ 의견을 따르지 않고 7월 초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소 강행 의지를 드러내 삼성이 외부로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삼성은 검찰 스스로 개혁제도로 만든 수사심의위를 자신들 편의에 맞춰 제도를 이용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삼성과 검찰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위원회에서 나온 이재용 부회장의 ‘수사중단 및 불기소’ 의결을 놓고 전혀 다른 앞날을 바라보고 있다.

삼성은 불기소 의견이 나온 만큼 향후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한숨 돌리길 바라고 있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기소를 강행할 것이란 예상이 흘러나오고 있어서다.

지난 26일 수사심의위 현안위원회는 이 부회장 등의 수사를 중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아예 기소하지 않는 게 타당하다는 결론을 냈다. 그런데도 검찰에서 기소 강행 의지를 보이자 불기소 판단을 얻어낸 삼성은 답답함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삼성은 떳떳하게 국민 재판에서 이 부회장의 기소는 타당하지 않다는 권고를 얻어냈지만 일부 정치권의 기소 공세가 계속돼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29일 법조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수사심의위가 끝난 뒤에도 검찰은 불기소 권고를 따르지 않고 기소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수사심의위 의견은 권고적 효력만 있어 검찰이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특성이 있다.

수사심의위에 참여한 법조계와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위원 13명 중 10명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적법하게 이뤄졌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와 무관한 이 부회장을 향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를 의결했음에도 삼성 입장에선 달라질 게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는 셈이다.

위원 중 상당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이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수사심의위를 둘러싼 잡음은 계속되고 있다.

우선 검찰이 수사의 절차와 결과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제고한다는 취지를 내걸고 자체 개혁 방안의 하나로 2018년 마련한 제도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시끄럽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우려되는 수사팀의 ‘확증 편향’ 가능성을 차단하고, 기소와 영장청구 등의 판단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는 수사심의위 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검찰은 그동안 진행된 8차례의 수사심의위 권고안을 모두 수용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불기소 권고만 수용하지 않으면 자신들 편의에 맞춰 제도를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번에도 수사심의위 권고를 존중해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수사심의위 참여 위원에 대한 형평성 의혹도 제기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에 불법 요소가 없다고 검찰 수사를 비판한 김병연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여했다는 게 이유다.

이와 관련해 삼성은 현안위원 추첨은 대검찰청에서 한 것이고 외부 전문가 중 기소 의견을 낸 이들도 있는데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고개를 저었다.

재계 관계자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한 것”이라며 “만일 기소 권고가 나왔다고 해도 수사심의위 결정이 잘못됐다고 부정할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반박했다.

삼성과 이 부회장 측은 지난 9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에 이어 수사심의위 불기소 권고 등으로 2017년 2월 이후 40개월 만에 이뤄진 총수 기소의 위기에서 일단 한숨을 돌렸다.

이 부회장 변호인 측은 수사심의위 직후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에게 기업 활동에 전념해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기회를 주신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입장을 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국민 재판에서 경영에 매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에 보답 차원으로 현장 경영, 투자, 인재 확보 등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은 그동안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과 검찰 수사를 받아오면서도 총수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2016년 11월 전장업체 하만 이후 대형 인수합병(M&A)이 전무했던 삼성전자는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도체, 인공지능 (AI), 전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처를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 내부에서도 인공지능 및 바이오 부문에 대한 투자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등 신공장 증설과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따른 자금조달과 수주심사 등에서 경영진의 사법리스크 완화가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수사심의위 결정은 향후 삼성그룹의 사법리스크가 완화되는 동시에 오너리스크 탈피 계기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된다”며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삼성 계열사의 불확실성을 해소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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