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직원 상대로 임금반납 동의서 받을 계획현재 체불임금 260억···전직원 반납시 규모 축소 리스사 등과 비용 협의···국토부엔 이용료 감면 요청제주, 1700억 모두 해결하란 입장···정부개입은 변수
제주항공은 당초 언급한 대로 오는 15일까지 미지급금을 모두 해결하지 않으면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정부와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선 만큼, 제주항공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13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10일 직원들을 상대로 2개월치 임금 반납에 동의하는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조종사노조를 제외한 직원 1261명 가운데 42%가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75%가 임금 반납에 동의했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조만간 직원들에게 체불 임금 반납 동의서를 돌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 규모는 260억원으로 파악된다.
체불임금을 제외한 1400억원 가량의 미지급금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 항공기 리스사를 상대로 운항 중단 기간 등을 반영해 리스비용을 감면해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국토교통부에는 공항시설 이용료 감면 등을 요청했다. 조업비, 유류비 등 관계사와도 연체대금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이 같은 절차를 거쳐 미지급금 규모를 1000억원 미만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체불임금에 대한 부담이 줄 경우, 미지급금 규모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제주항공을 설득하는 과정은 여전히 쉽지 않다.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보낸 공문으로 사실상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공문에는 오는 15일까지 미지급금 해소를 포함해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제주항공은 미지급금 일부에 대한 부담도 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제주항공의 경영환경도 녹록치 않고, 자칫 ‘동반부실’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나선 점은 변수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제주항공 측에 이스타항공의 임금 반납 의지를 전달했다. 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과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모두 만나 M&A 성사를 촉구했다.
한편에서는 정부가 추가 지원에 나설 경우 제주항공이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이스타항공이 경영정상화를 이루려면 최소 1년이 소요되고, 수천억원 규모의 막대한 자금이 불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M&A가 성사에 따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금액은 1700억원에 불과하다. 이를 상쇄시킬 수 있는 규모의 현금이 유입된다면, 제주항공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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