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17년 재무관리 전문가두산밥캣 CFO서 두산重 CFO 합류재무구조 개선·차입금 조기상환 수행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사장은 겸직하던 CFO 자리에서 물러나고 당분간 대표이사직만 유지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박상현 부사장은 지난 21일 비정기 인사를 통해 두산중공업 CFO로 선임됐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21일부로 발령이 났고 단 한 명의 인사만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는 두산중공업의 자금 경색을 막아야 했던 최형희 대표의 노력이 어느 정도 결과를 냈다는 평가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재계는 파악한다. 3조6000억원 규모의 채권단 자금 지원이 일단락되는 과정에서 최형희 대표의 역할이 컸고, 장기전에 돌입하는 두산중공업 재무 정상화 작업은 후임자에게 일임하게 됐다는 평가다.
두산중공업은 박정원 두산 회장의 동생인 박지원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으며 정연인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과 최형희 부사장을 포함해 3인 대표이사 체제다. 부사장급 임원 6명 가운데 세대교체가 진행되면 박상현 CFO의 대표이사 승진이 유력하다.
유동성 위기로 경영난에 빠진 두산중공업은 차입금 상환 등이 당면 과제여서 새로 합류한 CFO의 역할과 재무 전략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두산중공업은 채권단 지원을 등에 업고 가스터빈,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축으로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앞으로 사업방향을 정비하고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는 한편, 이에 맞춰 재무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강화해야 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채권단 대출금 외에도 국책은행 등 차입금만 4조8000억원에 달한다. 3조원어치 자산 매각 등 두산그룹이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을 이행하고 있는 만큼, 박 CFO는 재무 건전성 확보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CFO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해외파였던 그는 2004년 ㈜두산 전략기획본부 재무팀 부장으로 입사한 뒤 지난 17년간 재무 분야에서 기획 및 운영에 관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그룹 ‘재무통’으로 입지를 다졌다.
2011년 두산인프라코어 경영관리본부 재무관리부문 상무로, 2013년에는 같은 부서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2015년에는 ㈜두산 지주부문의 CFO로 자리를 옮겼고, 2018년 3월 두산밥캣 CFO로 승진하면서 스캇성철박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박정원 회장과 박지원부회장이 그동안 그룹 내 재무전문가로 눈여겨봤고, 마침내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수행할 최대 적임자로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박 CFO는 지난해 두산밥캣에서 차입금을 두 차례 조기상환하는 등의 노력으로 재무 건전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밥캣에서는 재무·IT담당 부사장을 맡으면서 성과관리, 회계, 세무, 자금활동 및 IT 프로세스의 글로벌 총괄책임을 맡았다.
재계 관계자는 “밥캣에서 차입금을 빨리 상환해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일조했고 배당도 확대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lenno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