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급등·물량 감소 전망에 불안감 형성정부 공급확대·집값 규제 정책에 현실성 낮아제도보완 必···“신규계약도 상승폭 제한 둬야”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7월31일 전격 시행됐다. 이번 개정안은 임대차 재계약 시 인상률 5% 제한, 계약기간을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무주택 서민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지만, 시행 전 서울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서 전세 품귀와 함께 전셋값 급등 현상이 일어나면서 시장에는 불안감이 형성됐다.
실제 KB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북(14개구) 지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4억18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KB가 월간 주택가격을 조사한 이후 처음으로 4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특히 강북은 지난달 전셋값 상승률이 1.33%를 기록 지난 5월(0.32%)과 비교해 상승세가 크게 늘었다.
이는 전월세상한제 도입 전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미리 올린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전세 공급 축소가 예상된다는 점도 불안감 조성에 한 몫을 했다.
전셋값 인상률이 5%로 제한됨에 따라 월세 전환을 고려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갭투자’ 방지로 1가구 주택자의 전세대출이 막힘에 따라 계약기간 이후 실거주로 돌아설 집주인들도 다수로 전망돼 전세 물량 축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입주물량 감소도 전세물량 축소가 전망되는 이유다. 2014~2017년 주택 공급량이 많았기 때문에 당분간은 공급량이 문제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다. 하지만 2018~2019년 주택인허가 물량이 2017년 최고점을 찍은 이후 반토막 가까이 줄었기 때문에 보호기간 이후 전세 재계약 시에는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4년 뒤 전셋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우선 입주물량 감소는 정부가 계획 중인 공급물량 확대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다.
정부는 앞서 주택 10만가구 공급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초 서울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부채납 재건축 용적률 인센티브, 공공기관 유휴부지 활용한 신규택지 공급안, 영구임대 아파트 재건축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단지에 현금이나 주택을 기부채납 받고 주택 수를 최대 3배까지 늘려 지을 수 있게 용적률을 높여주고 30년 넘은 임대 아파트도 재건축해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다.
신규 택지 후보로는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와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 부지, 강남구 개포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본사, 구로역과 효창공원앞 역 등의 철도 유휴부지, 송파·탄천 유수지 행복주택 시범단지, 상암 DMC 유휴부지 등이 거론되고 있다.
4년 뒤 집주인들의 전셋값 상향 조정도 우려만큼 시세와 큰 괴리를 보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계속해서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정책을 발표하면서 집값 상승 여력이 당분간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전셋값 상승도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여서다.
다만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공적 전세 물량 확대로 수요자들의 불안감을 낮추고 계약기간 이후 새로운 전세계약 시에도 상승률에 제한을 둬 임차인을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 본부장은 “정부가 공급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동시에 공공임대 물량 확대로 시장 임대가격에 어느정도 영향을 줘야 한다”며 “동시에 자발적으로 임대료 상승을 제한한 임대인에게 약간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방안도 마련하면 좋을 듯 하다”고 제안했다.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급과는 별개로 4년 뒤에 새로운 세입자와 임대차계약을 맺을 때에도 인위적으로 가격을 못 올리게 해야 한다”며 “전월세신고제까지 도입되면 이전 세입자들이 등록한 가격이 모두 기록될 것인데 이를 바탕으로 상승률을 제한하는 새로운 입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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