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차남’ 신중현, 라이프플래닛생명 입사디지털 신사업 전략·글로벌기업 네트워크 업무‘김승연 차남’ 김동원 상무와 디지털 사업 경쟁총수 3세 후계구도 놓고 치열한 경쟁 펼칠 듯
총수 3세 차남으로 두 살 터울의 또래인데다 미국 유학파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의 업무 성과는 향후 후계구도와 직결될 전망이어서 치열한 자존심 싸움이 예상된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창재 회장의 차남 신중현씨는 최근 라이프플래닛생명에 디지털전략파트 매니저로 입사했다.
신 매니저는 지난 2015년 교보생명의 손해사정 자회사 KCA손해사정에 입사한 장남 신중하 과장에 이어 회사에 합류하게 됐다.
신 매니저는 1983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했으며 영국 런던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일본 SBI그룹의 인터넷 금융자회사인 SBI손해보험, SBI스미신넷은행 등에서 전략 및 경영기획 업무를 맡았다.
신 매니저는 라이프플래닛생명에서 디지털 신사업 전략 수립과 글로벌 기업 네트워크 구축 업무를 수행한다.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업 생보사인 라이프플래닛생명은 교보생명이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자회사다.
교보생명은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시대에 대비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신 회장의 방침에 따라 라이프플래닛생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4월 라이프플래닛생명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교보생명은 라이프플래닛생명을 카카오,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과 경쟁하는 디지털 플랫폼회사로 성장시켜 디지털 보험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지난달 ‘2020년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우리는 이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이라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 매니저는 앞서 업계 2위 경쟁사 한화생명에 합류해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있는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상무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김 상무는 신 매니저보다 두 살 아래인 1985년생으로 역시 미국에서 예일대 동아시아학과를 졸업했다.
김 상무는 2014년 한화생명에 디지털팀장으로 합류한 이후 전사혁신실 부실장, 디지털혁신실 상무, 해외총괄 겸 미래혁신총괄 등을 거쳐 CDSO로 재직 중이다.
김 상무는 지난 6월 한화생명의 디지털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조직개편을 진두지휘했다.
한화생명은 기존 13개 사업본부, 50개 팀을 15개 사업본부, 65개 팀으로 변경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 중 9개 사업본부, 39개 팀이 디지털과 신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으로 구성됐다. 전체 조직의 60%가 디지털과 신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개편된 것이다.
한화생명은 기술전략실, 빅데이터실, OI(Open Innovation)추진실, MI(Market Intelligence)실 등을 신사업 발굴을 위한 미래지향적 조직으로 개편해 급변하는 사회적 트렌드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있다.
기술전략실은 미래 인슈어테크(Insurtech·보험과 기술) 핵심 역량 강화를 통해 디지털 기술 융합과 체질 변화에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해 한화생명은 네이버, 카카오 등에서 인공지능(AI), 미래신사업 등을 담당했던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회사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4차 산업혁명시대의 경쟁력을 적극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수 3세인 신 매니저와 김 상무의 디지털 신사업 경쟁은 향후 후계구도와 맞물려 있어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신 매니저 입장에서는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장남인 형의 우위가 점쳐지는 가운데 아버지 신 회장에게 업무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다.
신 회장은 재무적 투자자(FI)와의 풋옵션(주식매수 청구권) 분쟁으로 경영권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두 아들을 모두 회사로 불러들인 만큼 조기에 후계자를 낙점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찌감치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승계 1순위로 거론돼 온 김 상무 역시 이번 경쟁을 통해 아버지 김 회장의 신임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화생명은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을 포함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다.
김 상무는 지난해 12월 한화생명 보통주 30만주(0.03%)를 처음으로 매수해 승계 작업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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