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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 3세 vs 한화 3세···생보업계 맞수 디지털戰 격돌

교보 3세 vs 한화 3세···생보업계 맞수 디지털戰 격돌

등록 2020.08.21 13:22

수정 2020.08.21 19:27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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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차남’ 신중현, 라이프플래닛생명 입사디지털 신사업 전략·글로벌기업 네트워크 업무‘김승연 차남’ 김동원 상무와 디지털 사업 경쟁총수 3세 후계구도 놓고 치열한 경쟁 펼칠 듯

그래픽_교보·한화생명 3세 재직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_교보·한화생명 3세 재직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차남인 신중현씨가 교보생명의 인터넷 전업 자회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하 라이프플래닛생명)에 입사해 디지털 신사업 전략을 짠다. 생명보험업계 2위 경쟁사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상무와 주도권 경쟁을 벌이게 됐다.

총수 3세 차남으로 두 살 터울의 또래인데다 미국 유학파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의 업무 성과는 향후 후계구도와 직결될 전망이어서 치열한 자존심 싸움이 예상된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창재 회장의 차남 신중현씨는 최근 라이프플래닛생명에 디지털전략파트 매니저로 입사했다.

신 매니저는 지난 2015년 교보생명의 손해사정 자회사 KCA손해사정에 입사한 장남 신중하 과장에 이어 회사에 합류하게 됐다.

신 매니저는 1983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했으며 영국 런던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일본 SBI그룹의 인터넷 금융자회사인 SBI손해보험, SBI스미신넷은행 등에서 전략 및 경영기획 업무를 맡았다.

신 매니저는 라이프플래닛생명에서 디지털 신사업 전략 수립과 글로벌 기업 네트워크 구축 업무를 수행한다.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업 생보사인 라이프플래닛생명은 교보생명이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자회사다.

교보생명은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시대에 대비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신 회장의 방침에 따라 라이프플래닛생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4월 라이프플래닛생명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교보생명은 라이프플래닛생명을 카카오,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과 경쟁하는 디지털 플랫폼회사로 성장시켜 디지털 보험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지난달 ‘2020년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우리는 이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이라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 매니저는 앞서 업계 2위 경쟁사 한화생명에 합류해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있는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상무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김 상무는 신 매니저보다 두 살 아래인 1985년생으로 역시 미국에서 예일대 동아시아학과를 졸업했다.

김 상무는 2014년 한화생명에 디지털팀장으로 합류한 이후 전사혁신실 부실장, 디지털혁신실 상무, 해외총괄 겸 미래혁신총괄 등을 거쳐 CDSO로 재직 중이다.

김 상무는 지난 6월 한화생명의 디지털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조직개편을 진두지휘했다.

한화생명은 기존 13개 사업본부, 50개 팀을 15개 사업본부, 65개 팀으로 변경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 중 9개 사업본부, 39개 팀이 디지털과 신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으로 구성됐다. 전체 조직의 60%가 디지털과 신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개편된 것이다.

한화생명은 기술전략실, 빅데이터실, OI(Open Innovation)추진실, MI(Market Intelligence)실 등을 신사업 발굴을 위한 미래지향적 조직으로 개편해 급변하는 사회적 트렌드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있다.

기술전략실은 미래 인슈어테크(Insurtech·보험과 기술) 핵심 역량 강화를 통해 디지털 기술 융합과 체질 변화에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해 한화생명은 네이버, 카카오 등에서 인공지능(AI), 미래신사업 등을 담당했던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회사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4차 산업혁명시대의 경쟁력을 적극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수 3세인 신 매니저와 김 상무의 디지털 신사업 경쟁은 향후 후계구도와 맞물려 있어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신 매니저 입장에서는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장남인 형의 우위가 점쳐지는 가운데 아버지 신 회장에게 업무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다.

신 회장은 재무적 투자자(FI)와의 풋옵션(주식매수 청구권) 분쟁으로 경영권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두 아들을 모두 회사로 불러들인 만큼 조기에 후계자를 낙점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찌감치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승계 1순위로 거론돼 온 김 상무 역시 이번 경쟁을 통해 아버지 김 회장의 신임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화생명은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을 포함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다.

김 상무는 지난해 12월 한화생명 보통주 30만주(0.03%)를 처음으로 매수해 승계 작업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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