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추경호, 상법 발의해 공정경제 3법 대항차등의결권·신주인수선택권 도입해 경영권 방어재벌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악용되는 문제로 반발민주당도 차등의결권 추진했지만 반발에 부딪혀
정부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위해 공정경제 3법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 법안에는 상법 개정안도 포함돼 있는데,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행 상법은 이사를 먼저 선임한 뒤 이사 가운데 감사위원을 선출하도록 돼 있는데, 개정된 상법에는 감사위원회 의원 중 최소 1명 이상을 이사와 분리해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또 최대 주주의 의결권은 특수관계인과 합산해서 3%로 제한된다.
재계에선 이러한 법안이 기업을 규제하는 것으로 보고 반대한다. 또한 경영권 방어가 힘들어 외국 투기자본에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경영권 침해를 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의 법안에 대응하기 위해 추경호 의원은 반대로 기업의 규제를 풀어주는 상법 개정안을 준비했다. 기업의 실효성 있는 방어 수단을 마련하고자 ‘차등의결권’과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필)’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차등의결권은 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제도다. ‘1주 1의결권’ 원칙을 깨고 일부 주식에만 경영권을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이다. 미국·프랑스·일본 등 선진국에선 이미 시행되고 있다.
포이즌필(독약처방)이라 불리는 신주인수선택권은 외국 투기자본이 적대적 M&A 등 경영권 침해를 시도하면 신주 발행 때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기존 주주가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고 M&A를 추진하는 쪽에서는 주식이 헐값에 발행돼 기업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생기게 된다.
추 의원은 “두 제도는 1주 1의결권 원칙에 배치되고 대주주 권한 남용과 견제 무력화가 우려된다는 지적 탓에 지금까지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번 정부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외국 투기자본 등에 의한 경영권 간섭에 길을 열어줄 우려가 있어 경영권 방어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차등의결권과 신주인수선택권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들이 적용되면 재벌 총수일가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 M&A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벤처기업에 차등의결권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일부 반발이 있었다. 벤처기업에 한정해 차등의결권을 도입해도 재벌이 벤처기업을 설립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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