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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익스프레스, 한화 계열사에서 회장 친누나 소유로···‘일감의혹’ 족쇄

한익스프레스, 한화 계열사에서 회장 친누나 소유로···‘일감의혹’ 족쇄

등록 2020.11.09 10:46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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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오너 방계회사 부당지원 혐의로 과징금1979년 설립 삼희통운이 전신···상장 직후 계열분리 한화건설 임원 출신인 이석범 당시 대표가 지분 매입 2005년 김승연 회장 개인社 태경화성으로 다시 처분4년 뒤 김영혜씨 일가로, 汎한화가 탓 불법의혹 시달려

한익스프레스, 한화 계열사에서 회장 친누나 소유로···‘일감의혹’ 족쇄 기사의 사진

한화그룹 핵심 계열사 한화솔루션이 총수 방계회사를 부당지원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57억원을 부과받은 가운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친누나 회사인 한익스프레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일 한화솔루션이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한익스프레스에 10년간 물류 일감을 몰아줬다. 한익스프레스와 수출 컨테이너 내륙운송 물량 전량을 수의계약으로 위탁해 높은 운송비를 주는가하면, 탱크로리 차량을 보유한 운송사에 염산·가성소다를 위탁하면서 한익스프레스에만 물량을 줬다는 주장이다. 또 대리점으로 수요처와 거래하는 경우에도 한익스프레스를 ‘통합운송사’라는 명목으로 운송 단계에 끼워 넣은 것으로 봤다.

이로 인해 한익스프레스를 제외한 타 운송사는 하청화됐고, 부당한 단가 인하의 위험이 커졌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한화솔루션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한익스프레스도 7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업력 41년의 종합물류업체 한익스프레스는 1979년 5월 한화그룹 계열의 삼희통운주식회사로 설립됐다. 1989년에는 기업공개(IPO)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한화그룹은 삼희통운이 상장을 마치자 보유 지분을 이석범 당시 대표에게 처분했다. 이는 계열사 누적적자를 메우기 위한 계획된 매각이었다.

표면적으로는 그룹에서 계열분리됐지만, 이석범 전 대표가 태평양건설(한화건설 전신) 임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우회적으로 경영권을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1997년에는 지금의 사명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석범 전 대표는 16여년이 흐른 2005년 태경화성으로 한익스프레스 지분을 팔았다. 태경화성은 김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오너 개인회사로 분류됐지만, 현재는 청산했다. 공정위는 한익스프레스가 1989년부터 2009년까지 그룹 경영기획실의 관리를 받은 위장계열사였다고 설명한다.

고(故)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 맏딸이자 김 회장 누나인 김영혜씨는 아들 이석환 현 대표이사와 함께 2009년 태경화성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김영혜씨와 이석환 대표는 태경화성 보유 지분 50.77%를 장외매매로 73억원에 매입했다.

올 초까지만해도 한익스프레스 최대주주는 지분율 25.77%의 김영혜씨였다. 이석환 대표는 20.60%로 2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영혜씨는 지난 2월 자신이 지분 45%를 보유한 동일석유로 한익스프레스 지분 5.77%를 매도했고, 이에 따라 이석환 대표가 최대주주로 교체됐다.

한익스프레스는 오랜 기간 오너가 친족 회사라는 이유로 불법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10년에는 검찰이 한익스프레스를 전격 압수수색하기도 했는데, 한화그룹 비자금 조성에 활용됐다는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연관성을 찾지 못했고, 수사는 그대로 종결됐다.

주요 영위사업은 특수화물자동차 운송이다. 국내(화물운송)와 국제(운송주선서비스), 유통물류(3PL), 창고업 등을 아우른다. 주요 고객사는 한화솔루션, 한화토탈, 효성, 헨켈, 인삼공사, 이마트, DNPS 등이다.

공정위가 문제를 제기한 지점은 김영혜씨가 오너가 된 2009년 1351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 5574억원으로 4배 넘게 성장했다는 점이다. 자산규모도 562억원에서 2665억원으로 5배 가까이 확대됐다.

공정위는 “국내 7위의 대기업집단이 범(汎) 총수일가라 할 수 있는 친누나 일가가 지배하는 회사에 물류일감을 몰아줘 인위적으로 시장 경쟁질서를 왜곡했다”며 “혈연관계와 같은 비경쟁적인 요소를 토대로 부당하게 지원행위가 이뤄지는 부분에 대해 지속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솔루션은 한익스프레스와의 거래가 적법하고 업계 관행에도 부합하는 거래라는 점을 적극 소명하겠다며 크게 반발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공정위가 법령에 따른 심사로 친족관계에서 분리했음에도 아무런 합리적 근거도 없이 혈연관계를 이유로 일감을 몰아줘 마치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를 위한 행위를 한 것처럼 평가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한익스프레스와의 거래는 효율성과 안전 등을 고려한 것”이라며 “향후 사법 절차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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