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영정 교체 여부에 많은 관심이 모이는 이유 중 하나는 심의 결과에 따라 그동안 우리가 가장 가깝고 익숙하게 여겨온 100원 동전 속 이순신 장군의 얼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사실 1973년 표준영정으로 지정된 충무공의 영정 논란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림 속 복식 고증 오류는 물론이고, 화가인 장우성 화백의 친일 행적까지 드러나면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했던 것이지요.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장 화백은 1943년 6월 총독부에서 열린 미술 시상식에 참석해 조선인 수상자 최초로 답사를 하거나, 침략전쟁을 부추기는 군국주의 미술전에서 입선하는 등 친일 행적을 한 바 있습니다.
1978년 표준영정으로 지정된 유관순 열사의 그림 역시 이 화가의 작품이었습니다. 고문으로 부어 있는 유관순 열사의 얼굴이 실제 모습과 다르다는 지적과 함께 화가의 친일 행적으로 2007년 지정 해제된 뒤 새로 제작된 바 있지요.
뿐만 아니라 현재 충남 예산 충의사에 봉안된 윤봉길 의사의 표준영정(1978년 지정) 역시 같은 화가의 작품이라는 사실. 우리 역사를 대표하는 항일 인물들의 표준영정을 친일 화가가 그렸다는 현실이 참 모순적인데요.
이순신 장군의 표준영정을 바꾸려는 시도,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앞서 2010년과 2017년에도 문화재청 산하 현충사관리사무소가 영정심의위원회에 지정 해제를 신청했지만 모두 반려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 현충사관리사무소가 또 다시 문체부에 표준영정 지정 해제를 신청했고 현재 심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 그 결과에 따라 한국은행 역시 100원 동전의 도안 변경을 검토한다는 계획인데요.
친일 화가의 작품으로 수년째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온 충무공의 표준영정. 이번에는 긴 논란을 매듭짓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요? 지켜봐야겠습니다.
뉴스웨이 박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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