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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추진···“항공산업 재편 시작됐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추진···“항공산업 재편 시작됐다”

등록 2020.11.16 15:02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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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한진그룹에 8000억원 투입해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자금 지원키로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도 추진이동걸 “위기 극복 위한 불가피한 선택”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세계 항공업계가 초유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한진그룹이 대한항공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후 통합한다. 이를 위해 KDB산업은행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번 성사된 거래는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6일 산업은행 주요이슈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은 총 8000억원 투자계약으로 양대 국적항공사를 하나로 통합하는 국내 항공산업 재편 첫 걸음을 내딛였다”며 “산업은행은 국내 항공산업 위기 극복과 경쟁력 강화에 고민하고, 한진그룹과 항공산업 개편 공감대로 이번 통합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산경장) 회의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이런 결론을 내렸다.

산업은행은 우선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한다.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는 일정 시간이 지난 후 한진칼이 아닌 대한항공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 사채다. 대한항공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 인수자금을 마련한다. 한진칼은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8000억원을 사용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7300억원 참여한다.

대한항공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 신주 1조5000억원과 영구채 3000억원 등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 최대주주가 된다. 이를 통해 내년 하반기까지 아시아나 부족자금 1조원을 지원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올해말 계약금 3000억원과 영구채 3000억원 등 6000억원을 아시아나에 투입하고 내년 1분기엔 중도금 4000억원을 넣는다.

이번 통합의 배경에는 세계 항공산업 경쟁 심화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 구조재편 등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 노력 없이는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국내 국적항공사의 경영 정상화가 불확실하다는 인식이 반영됐다.

이에 산업은행은 연내 이번거래 마무리할 계획이다. 통합 국적항공사는 글로벌 항공산업 내 톱10 수준의 위상과 경쟁력을 갖춰 코로나19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포스트 팬데믹 대비 세계 일류 항공사로 도약할 기반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통합 시너지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이 직접 유입될 구조를 마련해 항공산업 정상화에 소요되는 정책자금 투입규모 최소화가 가능하고 투입된 정책자금 회수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이번 통합작업은 조속한 고용안정과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조기 정상화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국내 항공산업 국제 경쟁력 확보와 국민 경제적 측면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며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은 단일 국적항공사가 지니게 될 국가 경제, 국민 편익·안전 측면에서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추진···“항공산업 재편 시작됐다” 기사의 사진

산업은행은 이번 거래로 탄생할 통합 국적항공사는 세계 항공산업 내 10위권 수준의 위상과 경쟁력을 갖추면서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과 코로나19 종식 이후 세계 일류 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 및 화물 운송 실적 기준 대한항공은 19위, 아시아나항공은 29위다. 운송량을 단순 합산하면 세계 7위권이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산하 LCC 3사(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를 단계적 통합해 국내 LCC 시장도 재편할 계획이다. 또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한 Second Hub를 구축·통합한다. 여유 기재를 활용한 지방공항 출도착 노선 확장 등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모할 예정이다.

양사 통합 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 부행장은 “(통합 이후) 중복 인력은 600~100명 수준”이라며 “자연감소 인력 등 고려 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판단되고, 이에 대해 한진가의 확약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은 두 회사 통합작업이 원활히 이행될 수 있도록 경영평가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진그룹은 책임경영을, 산업은행은 건전경영 감시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거래 당사자로서 투자합의서 등 계약상 권리·의무의 주체가 되는 만큼, 향후 경영권 변동이 발생하더라도 통합작업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산업 종사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감안해 신속히 통합을 진행하겠다”며 “통합과정과 통합 이후 고용안정, 소비자 편익, 관계회사 기능 조정 및 재편 등 다양한 측면에서 예상되는 현안·요구사항에 대해 각 이해관계자들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히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번 양대 국적항공사 통합 추진 배경에 대해 “글로벌 항공산업 경쟁 심화 및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 구조재편 등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 노력 없이는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국내 국적 항공사의 경영 정상화가 불확실하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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