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텐센트 등과 3200억 합작 계약한국계 기업보험 물건 의존해 성장 한계현지인 대상으로 온라인 개인보험 판매현대해상도 레전드홀딩스와 현지화 전략
한국계 기업보험 물건에 의존하는 독자 성장에 한계를 느낀 대형 손보사들은 합작 기업들의 자본과 인프라를 활용해 현지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전날 텐센트, 상해지아인문화매체유한회사, 위싱과학기술회사, 상해티엔천자산관리회사, 보위펀드 등 5개 중국 기업과 3200억원 규모의 중국법인 합작(合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삼성화재는 소유 지분 100%의 완전자회사였던 중국법인을 합작법인으로 전환한다.
합작법인 전환 이후 지분율은 삼성화재 37%, 텐센트 32%, 상해지아인·위싱과학기술회사 각 11.5%, 상해티엔천·보위펀드 각 4%다.
2대 주주인 텐센트는 중국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위챗’을 운영하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이다. 상해지아인은 출판 기획 및 유통 등 콘텐츠 기업이고, 위싱과학기술회사는 환경보호 하이테크 기업이다.
삼성화재가 중국법인의 합작법인 전환을 결정한 것은 외국계 보험사로서 독자 성장의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2005년 기존 상하이지점을 법인으로 전환해 외자계 손보사 최초의 단독법인을 설립한 이후 삼성그룹 계열사 등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들의 기업보험 물건 인수에 의존해왔다.
삼성화재 중국법인은 최근 3년간 영업수익이 30% 이상 급감하는 등 매출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법인 영업수익은 2017년 3539억원에서 지난해 2346억원으로 1193억원(33.7%) 감소했다. 올해 1~3분기(1~9월) 영업수익은 1738억원으로 전년 동기 1861억원에 비해 123억원(6.6%)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14억원에서 2018년 91억원으로 늘었으나, 지난해 99억원을 기록해 사실상 답보 상태다.
이에 따라 삼성화재는 합작사들의 플랫폼을 활용해 현지인을 대상으로 개인보험을 판매하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텐센트의 12억명에 달하는 고객과 정보기술(IT) 인프라를 활용해 온라인 개인보험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삼성화재는 내년 초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에 주주 변경 및 증자에 대한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중국 보험시장에서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해외시장에서 성과 창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보험사가 중국 보험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기업과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현대해상 중국법인은 올해 4월 레전드홀딩스, 디디추싱, 역상디지털, 홍삼요성과의 1910억원(11억2000만위안) 규모의 합자(合資)가 완료돼 새롭게 출범했다.
기존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현대해상을 제외한 4개 기업의 유상증자 참여로 지분율은 현대해상 33%, 레전드홀딩스·디디추싱 각 32%, 역상디지털·홍삼요성 각 1.5%가 됐다.
레전드홀딩스는 세계 시장점유율 1위 PC 제조업체 레노버를 자회사로 둔 중국 대표 IT기업이다. 디디추싱은 중국 현지 차량공유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유니콘기업이다.
현대해상 중국법인은 합자 이후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광둥성지점 설립을 추진 중이다.
또 레전드홀딩스의 IT 역량과 디디추싱의 공유경제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인슈어테크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앞선 7월 합자 이후 첫 최고경영자(CEO)로 중국 1위 손해보험사인 중국인민재산보험(PICC) 온라인사업부 총경리 출신의 인슈어테크 전문가인 쟝신웨이(Jiang Xinwei) 총경리를 선임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중국 주주사들의 자원과 기술을 활용해 기존 보험사와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향후 주요 경제지역에 추가로 지점을 설립해 판매망을 확대하고 전국 규모의 보험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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