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5년 이후 최근 세 번째서 대표 “자기자본 1조원” 목표중형사 도약 속도, 서비스 개선
IBK투자증권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 2384억9999만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IBK투자증권 주식 86% 가량을 소유한 기업은행이 청약을 통해 물량 대부분을 신주 배정받고 우리사주조합과 소액주주도 청약을 통해 유증에 참여하게 된다. 발행예정신주는 보통주 3669만2307주이며 발행가액은 6500원, 1주당 신주배정주식수는 약 0.3846주다. 주관사는 신영증권이다. 실권주는 주관사가 인수하지 않는다.
과거 IBK투자증권은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2009년과 2015년 두 차례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1000억원 규모로 유증을 실시할 당시 “자본 확충 이후 추진하게 될 사업 포트폴리오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한국신용평가는 판단한 바 있다. IBK투자증권 측은 ‘이번엔 다르다’는 뜻을 공시를 통해 표명했다.
IBK투자증권은 이번에 수혈한 자금으로 △중소기업 및 뉴딜펀드 투자 800억 △리테일 신용공여자금 확대 200억 △상품 운용 등에 1385억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409% 수준인 순자본비율(신NCR)을 높여 레버리지 비율과 재무건전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주식 서비스에도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자기자본 1조원 증권사가 되면 자기자본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어 향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열린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해외 투자금융(IB), 중소기업 펀드를 비롯해 수익성 높은 투자처에 자기자본 투자를 늘림으로써 기존 수수료 수익 이외에 자체 수익을 추가적으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증권사 위상도 달라진다. 흔히 자기자본 1조원은 업계에서 중형과 소형을 나누는 기준으로 활용되곤 한다. IBK투자증권은 소형 증권사에서 이제 어엿한 중형 증권사 대열에 들게 된다. 기존 피어그룹은 자기자본이 5000억원이상 1조원 미만인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으로 볼 수 있었다. 자기자본 1조원대를 달성하면 IBK투자증권은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달라진 위상은 수월한 딜(Deal) 참여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IBK투자증권이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IB부문의 기업공개(IPO)에서 재무안정성이 더해진다면 초대형, 대형 IB들과 함께 대형 딜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IBK투자증권은 IB부문에서 총 8건의 IPO를 주관하면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소형 증권사 가운데 약진했다.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서 이엔드디를 비롯해 스팩 합병으로 코스닥 상장을 돕는 한편 코넥스 시장에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43개사를 상장하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앞으로는 이러한 장점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월 취임 당시 경영 과제로 “임기 내 자기자본 1조원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뜻을 취임사에서 밝힌 바 있다. 그가 말한 대로 임기 1년차에 큰 숙원 사업을 이룰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이와 더불어 유상증자로 확충한 자금으로 신재생에너지와 신기술펀드 등 SME(Small and Medium Enterprise)팀이 담당하고 있는 신기술금융투자조합 사업을 확장하는 경영과제 역시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 신사업에도 진출해 실적 향상을 꾀할 방침이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취임 9개월만에 2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이끌어냈다”며 “대주주인 기업은행 수장인 윤종원 행장과 원만한 소통이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은 소액주주를 비롯한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에 상장 계획도 가지고 있다.
뉴스웨이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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