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기반 중견기업으로의 매각 가능성당초 지난해 말께 인수여부 최종 결론 기대거론 인수후보들 손사레, 협상 진전도 없어이견 조율 혹은 협상 불발···부정적 결과 불가피
항공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막대한 자금 부담으로 최종 협의점을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8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호남 기반의 중견기업과 매각 협상을 벌여왔고, 이 기업은 연말께 인수 여부를 최종 확정지을 것으로 전망됐다.
중견기업은 매각 주관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이스타항공에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관련 실사는 이미 종료됐지만, 막대한 체불임금 규모와 코로나19 이후 상황에 대해 부정정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이 정상적인 영업을 시작하려면 최소 3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직원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 700억원과 항공기 리스료 등 1700억원의 미지급금이 쌓여있다. 약 500억원 가량을 들여 운항증명(AOC)도 재취득해야 한다.
이스타항공 재매각 협상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해 12월 24일이다. 당시 회사 경영진은 임직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공유했고, “이르면 다음주 초께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재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게 점친만큼, 영업재개 기대감도 높았다.
하지만 유력 후보로 거론된 호남 중견기업들은 잇따라 손사레를 치며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해 선을 그었다. 더욱이 새해가 시작됐지만, 인수 후보를 특정할 수 있는 어떠한 정보나 막바지 협상 관련 진전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인수 협상이 제자리 걸음 중이거나, 협상 과정에서 최종 불발됐을 가능성을 거론한다. 아직 인수 협상이 진행 중이라도,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점은 타결 전망을 낮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 사무실 임대와 정비 자재 계약 등이 만료됐다. 항공기 정비와 감항성 등 관련 서버와 자료가 사라지면, AOC 재취득 자체가 불가능해 질 수 있다. 자금 유입이 적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파산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 인수가 사실상 ‘폭탄 떠안기’와 다름 없는 만큼, 현실적으로 긍정적인 결말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무급휴직과 유휴자산 매각 등으로 전방위 비용절감 중이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경쟁 저비용항공사(LCC)는 유상증자와 정부 지원금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다른 항공사들은 한진칼과 AK홀딩스, 티웨이홀딩스 등 모기업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반면, 이스타항공은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하는 상태다.
이스타홀딩스는 지난해 6월 보유 지분을 회사 측에 헌납하기로 했다는 이유로 매각 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상직 의원 일가는 지분 헌납 약속을 아직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항공업황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려면 최소 2~3년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 이 기간 동안 천문학적인 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것은 독배를 마시는 격”이라며 “웬만한 자금력이 아니면 버티지 못할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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