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150선 돌파···올들어 개인 3.4조 순매수‘빚투자’ 신용융자 잔고 20조·하루 거래대금 47조‘유동성 파티’ 계속···“단기 과열, 중장기는 우상향”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단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유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 고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중장기 기조는 여전히 우상향이 유효하다는 관측이다. 개인들의 매수세 역시 유동성을 발판 삼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코스피·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지난 6일 47조431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4거래일간의 주식 거래대금 평균은 44조9876억원.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23조156억원)의 2배, 2019년(9조2922억원)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증시로의 ‘머니 무브’가 계속되고 있는 영향이다. 올해 들어 신규 주식계좌는 하루 평균 7만개씩 개설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지난 6일 기준 3569만개다. 작년말(3548만개)보다 21만계좌가 늘어난 것으로 올해 4~6일동안 일평균 7만여개씩 늘어난 셈이다. 주식활동계좌란 최근 6개월 내 거래 내역이 있는 계좌를 말한다.
빚투자 규모도 20조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금투협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6일 기준 19조955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해 10월초 16조원 수준이었지만 11월 17조, 12월 18조와 19조를 잇달아 돌파했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이달 안에 20조원 돌파도 유력한 상황이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개미는 올해 들어 증시에 3조8000원을 베팅했다. 코스피에서 2조2208억원, 코스닥에서 1조6627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선물(7675억원), 콜옵션(77억원), 주식선물(2441억원) 등 파생상품까지 합치면 전체 순매수 규모만 5조원에 육박한다. 아직 주식 시장에 유입되지 않은 자금인 고객예탁금도 가파르게 늘어 70조원에 도달했다.
코스피 지수는 사상 처음 3000선을 넘어 3100선 고지도 돌파했다. 지난 6일 개인이 1조7292억원을 사들이며 장중 3000선을 넘긴 코스피는 7일에는 기관이 1조339억원을 순매수 하며 종가 기준 3000선에 안착했다. 이날에는 외국인이 1조원 넘는 순매수로 3100선을 이끌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가 예상을 하호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향후 기대 심리가 유입되며 상승폭을 확대했다”며 “현대차 등 대형주의 강세가 주식시장 상승을 이끄는 가운데 외국인이 전기전자, 금융업, 화학을 중심으로 대규모 순매수로 돌아서자 지수는 3100선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개인이 뒷받침에 힘입어 당분간 유동성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과열 조짐이 보여 3000선을 전후한 조정장이 나타날 수 있으나, 중장기 기조는 여전히 우상향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주 국내 증시는 단기 과열에 의해 쉬어가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RSI지수가 초과 매수 수준에 근접해있고, 풋옵션 매수세 상승과 변동성지수(VKOSPI) 반등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풋옵션은 지수 하락에 베팅하고, VKOSPI는 코스피와 역의 상관관계를 갖는 만큼 추후 지수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연구원은 “다만 개인의 매수 여력과 신흥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선호를 감안했을 때 중장기 기조는 여전히 우상향이다”라며 “향후 개인들의 매수세는 유동성을 발판 삼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들의 매수 여력을 판단할 수 있는 시가총액 대비 고객예탁금 비율은 현재 2.9배로 2000년 이후 평균 1.85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기업들의 이익 펀더멘탈이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지수가 기대심리로 끌어올려진 만큼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 상향이 이뤄져야 중장기 우상향이 가능해진다는 분석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부채 리스크 등에 의한 증시 조정에 대비해야 한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은 2017~2018년 역대 최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 컨센서스에도 불구하고 2017~2018년 코스피 고점인 2600포인트를 크게 웃돌고 있으니 과열에 대한 우려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 연구원은 “코로나9 백신 투약과 각국의 적극적 부양책이 기대 이상의 이익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현재 주가 수준이 합리화될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재 기대 수준에서 더 나아지지 못한다면 3000선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남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hur@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