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이익공유제 선례로 농어촌기금 언급한중FTA 이득 본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금 출연민간기업 참여 저조···목표액 한참 밑도는 성적매년 국감 시즌에 대기업 불러 “기금 내라” 압박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이익공유제를 꺼내들면서 재계의 반발이 생기자,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선회하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생겼다. 당내에서도 자발적인 참여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내놓는 의원이 생기는 상황이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자발적 참여의 선례로 농어촌기금을 언급했다.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그런 선례가 과거에 있었다. 한중FTA를 체결할 때 농업 또는 수산, 축산, 이런 분야에는 많은 피해를 입히게 되지만 또 한중FTA를 통해서 제조업이라든지 공산품 업체라든지 오히려 혜택을 보는 기업들도 많이 있다”며 “그 당시에 그런 기업들과 공공부문이 함께 기금을 조성해서 피해를 입는 농어촌 지역을 돕는 이른바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이 운영된 바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름이 어떻게 붙든 그런 코로나 시대에 오히려 더 돈을 버는 그런 기업들이 피해를 입는 대상들을 돕는 그런 자발적인 운동이 일어나고, 그 운동에 대해서 정부가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코로나 이익공유제는 농어촌기금과 같은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그에 맞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모아진 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손해를 본 업종을 돕는 곳에 쓰일 전망이다.
다만 문제는 농어촌기금의 현황은 기대와 달리 ‘좋은 선례’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 2017년부터 시행된 농어촌기금은 매년 1000억원씩 모아 10년간 1조원을 조성해 피해 농가를 돕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하지만 2017~2019년 첫 3년간 출연액은 731억7428만원으로, 3년 목표치인 3000억원의 약 24% 수준에 불과했다.
5년차에 접어든 올해 1월 기준 조성된 기금은 총 1164억원으로 이 가운데 공기업이 853억원으로 73%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의 출연금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합쳐 217억원으로 19%에 머물고 있다. 민간기업의 자발적 참여가 미미한 수준이다.
역시 문제는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에 달렸다. 당초 농어촌기금도 강제적으로 걷어야 한다는 일부 주장이 있었지만 보수정당과 재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자발적으로 걷게 제도가 만들어졌지만 재계는 여전히 “사실상 강제모금 아니냐”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불만을 줄이기 위해 자발적 모금을 했지만 사실상 실적도 줄고 불만도 늘어난 꼴이다.
농어촌기금은 갈등을 유발시키는 문제도 있다. 매년 국회에선 대기업 경영진을 국정감사에 출석시켜 기금 출연을 하라며 압박한다. 기업은 기금 출연 압박에 시달리고, 농어민은 기금 출연에 인색한 기업에 부정적인 인식이 쌓여가니 이들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
문 대통령의 언급처럼 농어촌기금이 자발적 이익공유제의 선례가 될 수 있다. 다만 농어촌기금을 성공사례로 보기엔 부족하다. 민주당이 이익공유제를 성공시키기 위해선 자발적 참여의 한계점을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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