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정세균 재정 사용 놓고 신경전기재부 재정 지적···이재명 ‘확장 재정’ 반론이낙연 ‘이익공유제’ 띄우자 두 잠룡은 견제정세균 ‘손실보상제’ 주장···기재부 문제 삼아
진보정당에선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해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예산이 늘어나고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투입되는 경우 잦았던 이유도 확장적 재정운용으로 풀이됐다. 민주당도 확장적 재정에 발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가 부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확장적 재정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그러다 현 정부 소속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차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는 정치권의 주장에 대해 “정부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고 말해 재정론에 불을 지폈다.
여권 내 잠룡군 중 가장 확장적 재정론을 펼치는 이재명 지사가 반발에 나섰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전 세계가 확장재정정책에 나서는데 재정건전성 지키겠다고 국가부채 증가를 내세우며 소비 지원, 가계소득 지원을 극력 반대하니 안타깝다”며 “재정 건전성을 외치면서 무조건 적게 쓰는 것이 능사냐”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확장적 재정을 해야 한다는 근거로 하준경 한양대 교수가 언론사에 기고한 ‘집단자살사회와 재정 건전성’이라는 글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미래 세대는 길게 보면 채권, 채무를 모두 물려받으니 국채가 이들의 부담을 늘리는 원인은 아니다라는 하준경 교수님의 주장을 기재부와 야당, 보수 경제지들은 반박할 수 있으면 해보시라”고 했다.
하지만 반박에 나선 건 여당 소속인 이낙연 대표였다. 이 대표는 이 지사를 향해 “기재부 곳간 지기를 구박한다고 무엇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당·정 간에 얘기하면 될 일이지, 언론 앞에서 비판하고 다니는 것이 온당한가”라며 “하물며 같은 정부 내에서 좀 의아하다”라고 지적했다.
확장적 재정은 이 지사가 꾸준히 밀고 있는 경제정책이다. 그런 이 지사의 주장을 이 대표가 막아서면서 두 잠룡의 신경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반대로 ‘이익공유제’는 이 대표가 밀고 있는 경제정책이다. 이에 대해서 다른 잠룡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 지사는 “워낙 다급하고 어려운 시기니까, 효율성 여부보단 ‘할 수 있는 건 다해보자’는 선의로 한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세균 총리는 “저는 그 단어를 쓰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근 잠룡군으로 떠오른 정 총리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제’를 주도하고 있다. 손실보상법은 정부로부터 영업권을 제한받은 소상공인에게 피해 본 시간만큼 사업장 임대료 등 비용을 보상한다는 내용이다. 정 총리는 재정 문제로 손실보상법 추진이 어렵다는 기재부의 보고를 받고 “여기가 기재부의 나라냐”고 강하게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 문제를 두고 기재부와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정 총리와 이 지사가 닮았다. 또 이 대표의 이익공유제를 회의적으로 본 것도 비슷하다. 이 대표가 기재부를 두둔한 것도 두 잠룡을 모두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정 총리와 이 지사도 결국 경쟁자다. 정 총리는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주장하는 이 지사를 향해 “더 이상 ‘더 풀자’와 ‘덜 풀자’와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어떻게 하면 정부 재정을 ‘잘 풀 것인가’에 지혜를 모을 때”라고 견제하기도 했다.
이렇듯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3명의 잠룡은 서로가 ‘삼각견제’를 하는 구도가 됐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재정을 어떻게 운용할지를 놓고 잠룡군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xpressur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