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부문 42개 분야 경력직 한달 앞당겨 채용총수 공백에도 “고용·투자 차질없이 진행” 의지 올해 반도체 부문 35조원 이상 투자비 집행 전망
이 부회장 구속으로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 중인 삼성전자는 고용뿐 아니라 올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35조원이 넘는 투자비를 쏟아부을 전망이다.
2일 삼성 채용 정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2일까지 3주간 DS부문에 배치할 경력 직원(4년 이상, 석사 2년 이상)과 박사 학위를 보유한 전문인력을 모집한다.
모집 분야는 메모리, 시스템LSI, 파운드리, 반도체연구소, TSP(테스트&시스템 패키지), 인프라총괄, DIT(데이터&정보기술센터) 등 10개 사업부 42개 분야다. 근무지역은 반도체 사업장이 있는 화성, 기흥, 수원, 평택, 천안·온양 등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대졸 신입 채용은 늦춘 반면, 3월 중순께 대규모 경력직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는 채용 일정이 한 달 이상 앞당겨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채용 숫자는 외부에 공개하긴 어렵다”면서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채용 공고를 빨리 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경력직 채용은 수백 명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10개 조직·51개 직무의 경력 채용 때와 규모가 엇비슷하다.
삼성전자는 국정농단 재판이 일단락되면서 이 부회장이 재구속되자 대규모 인수합병(M&A) 차질 등 투자 관련 의사결정이 제때 이뤄지지 못할 거란 외부의 우려 시선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이 부회장이 임직원에게 보낸 옥중 메시지가 나온 이후 곧바로 반도체 부문 인력 채용 공고를 띄웠다.
이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이미 국민들께 드린 약속들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면서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도 충실해야 하고,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 메시지가 나온 이틀 뒤인 지난달 28일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 경영설명회에서는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이 “3년 내 의미있는 인수합병(M&A)을 하겠다”고 밝히며 대외 경영 공백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 후보군을 정해놨고 발표 시기만 남겨놨다는 전망을 속속 내놨다.
이 부회장의 메시지대로 올해 삼성전자는 고용뿐 아니라 반도체 투자에서도 계획대로 실행에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반도체 사업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활발한 M&A 움직임 속에 10나노 이하 첨단 미세공정 확대에 따른 기술 경쟁력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며 삼성을 쫓아가고 있고, 파운드리 사업의 경우 세계 1위인 대만 TSMC를 추격해야 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35조원을 투입한 시설투자 중 반도체 투자비는 29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전년보다 대폭 늘어난 35조원 이상 투자 집행이 반도체 부문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46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0조원 이상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 확대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D램 등 메모리 사업은 시장 수요와 연동되는 수준의 투자를 지속하고 시설투자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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