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주주’ 서민정 뷰티영업팀→그룹전략실 보직 이동수익성 난항에 로드숍 체질개선·온라인 재편 주 과제
현재 그의 어깨는 무겁다. 아모레퍼시픽은 각종 악재가 연달아 터지며 수 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는 코로나 변수까지 등장해 실적은 심각한 수준까지 추락했다.이모레가 올해 전사적으로 턴어라운드에 시동을 건 만큼 민정 씨가 후계자로서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정 씨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그룹 전략실에서 근무 중이다. 그는 지난 2017년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입사해 뷰티영업전략 본부 등 현장 경험을 쌓은 뒤, 직전까지 아모레퍼시픽 뷰티영업전략팀에서 회사 생활을 이었다.
앞서 민정 씨는 지난 2017년 1월 아모레퍼시픽의 경력사원으로 입사했지만 같은 해 6월 퇴사한 바 있다. 이후 중국 장강상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다시 복귀했다. 당시 민정 씨의 직급은 직급 체계 개편 전까지 과장급에 해당되는 ‘프로페셔널’이었다. 올해부터는 팀장 이하 모든 직급을 없앤 상태로, 민정 씨의 직급은 따로 없는 상태다.
민정 씨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53.9%를 보유한 서경배 회장에 이어 아모레G 지분 2.93%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현재 그는 비상장 계열사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에스쁘아 등의 지분도 각각 18.18%, 19.5%, 19.52%를 보유 중이다. 서 회장은 그동안 맏딸인 민정 씨에게 꾸준한 지분 증여를 이어오며 향후 그룹의 미래를 민정 씨에게 맡기겠다는 뜻을 확고히 해왔다.
올해 민정 씨의 주 과제는 계열사 사업을 시켜야 하는 것이다. 실무자로서 실적을 입증해낸 뒤 미래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호실적을 통해 원만한 승계 자금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민정 씨의 부담은 클 것으로 예측된다. 몇 년째 아모레퍼시픽은 실적 난항에 부딪히면서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급감됐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매출 4조 4322억 원, 영업익 143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20.6%, 영업이익은 66.6% 쪼그라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이 4조 원대로 떨어진 건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경쟁사인 LG생활건강에게 화장품 매출 부분이 전반적으로 밀리며 ‘화장품 왕좌’ 타이틀마저 내줬다. LG생활건강 화장품 뷰티 부문은 매출 4조4581억원, 영업이익 8228억원을 기록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을 앞질렀다.
이런 상황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체질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전체 마케팅 재원의 50%를 디지털 채널에 투입해 온라인 전환에 속도를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전사적인 체질개선과 함께 민정 씨의 역할이 한층 더 커진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턴어라운드 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과거에 비해 성장 자체가 멈춰있는 상태에 그룹의 미래가 서민정 씨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서 씨는 올해 31살로 젊은 경영 후계자라는 점에서 아모레퍼시픽의 미래를 이끌 묘책을 내 놓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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