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 기업인 개인의 선행 두고 엇갈린 평가‘릴레이 선행’ 위해 소수 여론 비난 보도 지양해야
김 의장 부부는 최근 세계적인 기부클럽인 기빙플레지 가입을 통해 재산의 절반을 모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부가 직접 적은 기부 서약서도 공개되면서 곧장 언론의 보도가 쏟아졌고, 이는 여론에 ‘신선한 충격’을 일으켰다. 기빙플레지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1조원 이상의 자산가만이 가능하다.
성공한 기업가에게 1조원의 규모는 크게 놀랍지 않다. 그러나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유니콘 기업을 만들어낸 김 의장에게는 남다른 액수다. 그는 “대한민국의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 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이라고 말하며 진심을 전했다.
소위 말하는 ‘금수저’ 출신이 아닌 평범한 자수성가 기업인의 결정에 언론은 찬사를 보냈다. 기자 개인적으로도 그의 결심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의장의 기부에 다소 부정적인 시각도 쏟아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그 많은 돈을 배달앱에 입점한 자영업자와 배달의 주역인 라이더에게 더 투자를 하라는 게 골자였다. 기부에 대한 특정 대상(라이더)을 정하지 않고 엄청난 기부금을 내놨다는 것에 대한 비난이다.
다수의 기업들이 기부를 통해 사회적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언론의 보도를 통해 기부 사실을 알리고, 때론 뒤에서 묵묵히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의무적’이고 ‘필수적’이다. 다만 한국 기업의 기부 활동에 대해선 곱지 않은 시선이 많았다. 몇몇 기업들 이 각종 사건사고를 무마하기 위한 카드로 기부를 꺼내들면서 기부 자체가 변질된 선행으로 주목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업의 상생 경영’과는 별개의 것으로 봐야 한다. 그렇다고 배달의 민족이 제 식구 상생 경영에 소홀 하다고 말할 수도 없지 않은가. 성장하는 회사에게 진통은 필수고, 그 과정에서 본사와 협력사 간 갈등도 불가피하다. 기업과 협력사 간의 성장통을 이번 기부와 연관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의 용단이 좋은 일을 하고도 욕먹는 꼴이 돼버린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또한 이번 기부가 여타 기업과 다른 점이 눈에 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하다. 한국인 첫 기빙플레지 기부인, 스타트업 부호의 경영 승계와 무관한 무(無)대가성 기부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기부 행위로 봐도 무방하다. 때문에 언론 역시 김 의장의 기부 행위에 일단 ‘박수’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부 소수의 기부 비난 목소리로 찬물을 끼얹는다면 부호들의 선한 영향력의 릴레이가 멈춰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 의장은 창업 이후 10년간 자산과 기업 가치가 상승한 가운데서도 기부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이제 세계적인 부호들 사이에서 당당히 재산 기부의 뜻을 선언했다.”
이 정도 팩트만 전달해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선행 자체에 의미를 둔 보도만으로 언젠가 또 김 의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자산가가 탄생하지 않을까. 가진 것이 많을수록 나누기는 쉽지 않다. 이번 김 의장 부부의 ‘통 큰 기부’가 한국 기업들의 기부 문화에 작은 경종이 울렸기를 기대해본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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