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도 모르는 주택 공급 시기···시장은 ‘헛 웃음’공공재건축, 대단지 참여 요원···재산권침해 논란도 지속시장·건설업계 모두 “구체적 로드맵 없는데 무슨 의미?”신규 공공택지 공급 빨라도 2028년···집값 안정도 글쎄
2·4부동산 대책에서 예고한 주택 공급 시기에 대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답변이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택 공급 시기를 물었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같은 대답에 “(시기가 따로 없다면) 앞으로 1000만 채 그냥 짓겠다고 해도 되는거냐. 숫자가 있으면 언제까지 공급할지도 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국회 뿐 아니라 시장에서도 정부가 발표한 2·4공급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공재건축 ‘재산권 침해’ 논란 불식 노력 必
우선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추진하려는 공공주도 공급이 개인 재산권 침해 논란을 설명해야 함은 물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공공주도 공급의 구조적 한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대부분 조합원들이 정부 정책에 불신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민-관 수익 배분 로드맵 조차 없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앞서 정부는 서울에 32만 가구를 포함해 전국 85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정책 일환으로 정부는 민간 협력 ‘공공주도 재건축’을 제시했다.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면제 등의 인센티브도 내걸었다. 공공재건축 사업장으로 선정되면 조합원들에게 최대 30%p 추가 수익도 보장할 것도 약속했다. 세제 혜택과 의무거주(2년) 면제 등도 내걸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특히 강남권에 포진한 대단지 재건축 조합원들은 정부 정책을 두고 ‘내 땅을 눈뜨고 뺏긴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실제 강남권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은마아파트 소유자들은 ‘공공재건축 결사반대’ 플래카드를 붙였다. 내부에서는 공공재건축을 반대하는 단체도 생겨났다. 최근 조합설립인가에 속도가 붙은 개포주공 단지들은 정책에 대해 논의 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공사 수주를 준비하는 건설사들도 공공재건축 정책에 ‘갸우뚱’하다. 정책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전혀 없다는 게 이유다.
A대형건설사 정비사업 관계자는 “취지 자체는 좋아 보이지만 사업 절차나 방법, 관련법 등 뒷단이 정리되지 않는 상태”라며 “사업을 주는 쪽이 어떻게 사업을 진행할 것인지 전혀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택지도 정해지지 않아···언제까지 ‘先발표 後계획’ 반복?
당시 공공재건축 외 정부는 전국 15~20곳에 신규 공공택지를 확보하고 약 2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입지와 물량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도권역은 서울 인근 또는 서울에서 접근성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지방권역은 광역시를 중심으로 공급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 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이 매번 물량 공세를 예고만 하는 식으로 진행되다보니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현재까지도 시장에선 공공택지에 대한 추측만 난무할 뿐 정부는 정확한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당장 택지를 지정하고 보상 절차를 마무리 한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공급이 가능한 시기는 2028년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집값 안정화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배왕 강남구 청담동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의원은 “공급 물량이 당장 풀리는 게 아니니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단기적으로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큰 틀만 나왔지 구체적인 방식이 없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는 택지를 발표하면 투기에 노출될 수 있다는 변명을 하고 있지만, 개발 계획에는 어느 정도 땅값 상승이 필연적이다”라며 “언제까지 알맹이 없는 정책만 낼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호만 가득한 정책이 반복돼 정부 정책 신뢰도는 이미 바닥에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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