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용상황 악화가 신규 대졸자에 미치는 영향’ 분석지난해 졸업자 1∼2년 내 대기업 취업 확률 1.75%p 감소
한국은행의 오상일 차장 및 이상아 조사역은 15일 ‘고용상황 악화가 신규 대졸자에 미치는 장단기 영향’ 보고서를 통해 신규 대졸 취업자 1∼2년 차 임금은 2.15%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고용상황 악화는 청년층에서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한국노동패널(1998∼2019년)을 바탕으로, 신규 졸업자에 미치는 노동시장 충격의 장기적인 영향을 명확히 식별하기 위해 범위를 신규 대졸자로 한정했다. 분석 결과, 경기 침체에 의한 실업률 상승은 신규 대졸 취업자 임금 축소로 이어졌고, 입사 3∼4년차까지 그 영향이 이어졌다.
졸업 연도 실업률이 1%포인트(p) 오르면 1∼2년 차 연간 임금이 4.3% 줄었으며, 3∼4년 차에는 2.3% 감소했다.
오 차장은 “과거 10∼20년 평균 실업률이 평균 3.5%였고, 지난해 실업률이 4%였다”며 “지난해 실업률이 평년보다 0.5%포인트 올라 신규 대졸 취업자 1∼2년 차 임금은 2.15% 감소했다고 추정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하향 취업이 늘고 기술 축적 기회가 축소되며, 비효율적인 구직활동과 승진 기회 부족 등으로 시간이 흘러도 임금이 회복하지 못하는 ‘상흔 효과(scarring effect)’를 이어간다고 설명했다.
대학별로 보면 중·하위권과 2년제 대학 신규 졸업자가 받는 부정적인 충격이 더 컸다. 전공으로는 인문계 졸업자가 가장 타격이 컸던 반면, 의약·사범 계열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
또 대학 졸업 당시 발생한 노동시장 충격은 대기업 취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졸업 연도 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대기업 취업 가능성이 1∼2년 차 3.5%포인트, 3∼4년 차 2.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실업률 대입 시 졸업 1∼2년 차에 대기업 입사할 확률이 1.75%포인트가량 하락하는 셈이다.
졸업 연도 실업률 상승으로 남성은 5∼6년 차까지 2∼5% 임금이 감소했으나 여성은 임금 손실률(0.7∼2.9%)이 비교적 낮았다. 연구진은 여성의 경우 결혼·고용 간 음(-)의 상관 관계가 높은 영향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측은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상황 악화가 노동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대졸자에게 상당 기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대학, 전공에 따라 차별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청년층 고용대책은 최근의 고용상황 악화가 상흔효과, 이력현상 등의 구조적 문제로 연결되지 않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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