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 뉴딜펀드’ 판매 첫날부터 완판 행진‘포퓰리즘·관치펀드’ 등 원금보장 논란 지속불확실성·장기투자 매력 떨어진다는 지적도
다만, 업계에서는 뉴딜펀드의 투자매력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정부의 말처럼 원금보장에 가까운 상품인건 맞지만 목표로 하는 수익률도 그만큼 낮아질뿐더러, 정책의 불확실성과 투자 기간이 길다는 점도 투자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140억원 규모의 물량을 할당받은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90억원 규모의 유안타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포스증권 등에서 각 증권사에 할당된 뉴딜펀드 물량을 모두 다 소화했다. 80억원 규모를 할당받은 신한금융투자 역시 약 70%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주문을 받은 하나금융투자도 물량을 전량 소화했다.
뉴딜펀드는 정부가 자본시장을 통한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고, 그 결실을 다수의 국민과 함께 공유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해당 펀드는 총 2000억원 규모의 4년 만기 폐쇄형 구조로 조성됐다. 일반 국민은 5개의 선순위 사모재간접공모펀드를 통해 1400억원을 투자한다.
정책자금은 후순위로 모펀드에 600억원 규모로 투자된다. 자펀드인 헤지펀드는 국내 상장·비상장 뉴딜 관련 기업에 분산투자되며 주식에 약 25%,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에 약 75%를 투자할 예정이다.
만약 손실이 발생할 경우 후순위인 정책자금이 약 20%의 위험을 우선 분담하는 구조로 설계돼 사실상의 원금보전 상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선순위로 참여하는 일반투자자는 펀드 기준가가 21.5% 하락할 때까지는 손실을 보지 않는다. 펀드가 반토막 나더라도 손실률은 -36.3%로 제한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손실 우선 충당으로 사실상 원금 보장에 가깝거나 손실율이 극히 제한적인 구조로 설계된 것이 최대 장점”이라며 “특히 정부에서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상품인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일부 자산운용사의 불법 행위와 대규모 부실로 시장의 신뢰를 잃은 사모펀드와 달리, 정책형 뉴딜펀드는 정부가 조성하고 정책금융기관이 주관하는 펀드라는 점에서 금융사고나 불법 행위 가능성이 적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국민참여 뉴딜펀드의 ‘원금보장’을 놓고 여전히 논란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한국판 뉴딜펀드 조성 방안’을 처음 발표할 당시 ‘원금 보장과 연 3%대 수익률’을 제시했지만, 투자 상품에서 손실이 날 경우 이를 보전해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란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국민 혈세로 투자자 손실을 메우는 것이란 ‘포퓰리즘 펀드’ 논란부터 금융권의 팔을 비틀어 내놓는 ‘관치펀드’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또한, 뉴딜 분야 특성상 불확실성이 크고 투자 기간이 길다는 점도 리스크로 지적된다. 정부는 펀드 투자 대상으로 수소충전소, 수소·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시설 등을 제시했는데 이들 모두 수익이 나려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 분야로 평가된다.
해당 상품은 만기 4년 폐쇄형 구조로 중도 판매가 불가능하다. 즉 수익을 얻기 위해선 장기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인데, 일반투자자 입장에서 장기간 목돈을 묶어둘 만큼 수익률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 주도로 투자되는 프로젝트인 만큼 사업성이 더 낮을 것으로 예측돼 수익률도 당초 예상보다 부진할 가능성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유동성 장세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높은 수익률을 가진 투자처를 선호한다”며 “안전성이 보장된다고 해도 만약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다면 좋은 투자라고 볼 수 없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금보장 상품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향후 손실이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 한 관계자는 “아무리 정부가 20%를 밑에서 받친다고 해도 분명히 손실이 날 여지는 있다”면서 “판매 과정에서 리스크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뤄져야 되고, 가격이 떨어졌을 때 재정이 투입되는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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