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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총수 없는 대기업’ 지정···셀트리온·네이버는 상호출자제한집단에(종합)

쿠팡, ‘총수 없는 대기업’ 지정···셀트리온·네이버는 상호출자제한집단에(종합)

등록 2021.04.29 16:31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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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대기업 신규 지정···‘미국인’ 김범석 의장 총수 제외‘코로나 수혜’ 셀트리온·네이버 기업가치↑···상호출자 규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아닌 ‘주식회사 쿠팡’으로 지정했다. 김 의장은 외국계 기업 혜택이라는 논란을 딛고 각종 법적 의무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졌다. 현대자동차와 효성의 동일일은 각각 기존 명예회장에서 현 회장들로 교체됐다. 지난해 코로나19 수혜로 매출이 급증한 셀트리온·네이버 등 제약·IT 기업들은 상호출자제한기업 집단으로 분류되며 일부 법적 규제를 받게될 전망이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2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21년 대기업(공시 대상 기업) 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매년 자산 총액 ‘5조원 이상~10조원 미만’ 기업 집단을 공시 대상 기업 집단으로, 10조원 이상 집단을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으로지정하고, 각 집단의 동일인을 정해 통상 4월 말~5월 초에 발표한다.

동일인은 사실상 기업의 ‘총수’를 의미한다.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사익편취 규제 등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방지 제재의 최종 책임자가 되는 셈이다. 이 뿐만 아니라 회사(계열사) 현황, 주주·임원구성 등이 포함된 공정위 제출 ‘지정 자료’의 책임을 지는 자리기도 하다. 이런 법적 책임을 어기면 형사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김범석 쿠팡 의장 총수 제외···효성·현대차 예정대로 총수 변경 = 올해 공정위가 쿠팡의 동일인에 실질적 지배자인 김범석 의장이 아닌 쿠팡 회사를 올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공정위는 쿠팡의 경우 미국인인 김범석 의장이 미국 법인 ‘쿠팡 Inc.’를 통해 한국 쿠팡 및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점이 명백하지만, 기존 외국계 기업 집단의 경우 지배자가 아닌 국내 최상단 회사를 동일인으로 판단해온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자회사 S-Oil, 미국 GM 자회사 한국GM의 동일인도 각 법인으로 지정된 상태다.

공정위 측은 “현행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이 국내를 전제로 설계돼 있어 외국인 동일인을 규제하기에 미비하다”며 “ 외국인을 국내법 규정으로 형사 제재하기는 어려워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김범석 의장과 쿠팡 중 누구로 동일인으로 보든 현재로서는 계열사 범위에 변화가 없는 점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쿠팡과 함께 신규 지정된 대기업 집단의 경우 현대해상화재보험(정몽윤)·중앙(홍석현)·반도홀딩스(권홍사)·대방건설(구교운)·MDM(문주현)·IS지주(권혁운)는 최다 출자자·최고 경영자인 자연인(사람)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동일인은 법인(KAI)이다. 수출입은행이 주식 26.4%를 보유한 최다 출자자인 점이 고려됐다. KDB산업은행이 55.7%를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에도 동일인이 법인(대우조선)으로 지정돼 있다.

한편 동일인 변경 요청을 한 기업들은 예정대로 총수 변경을 완료했다. 현대차 동일인 교체의 경우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 10월 현대차 회장으로 취임한 점이 고려됐다. 정몽구 명예 회장이 지난달 정기 주주 총회에 서 보유 중인 현대차 주식 5.33%, 현대모비스 7.15% 의결권을 정의선 회장에게 위임해 사실상 최다 출자자가 바뀌었다는 얘기다.

효성도 조현준 회장이 지주사 '효성'의 주식 21.94%를 보유한 최다 출자자고, 지난 2017년 7월 회장으로 취임했다. 조석래 명예 회장이 지난달 정기 주총에서 보유 중인 효성 주식 9.43% 의결권을 조현준 회장에게 위임해 그의 최다 출자자 지위가 강해지기도 했다.

조현준 회장 취임 후 효성이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등 지배 구조가 바뀌었고, 1조4000억원 규모의 베트남 투자 결정이 내려졌으며, 계열사(효성-효성트랜스월드) 간 합병이 이뤄지는 등 경영상 주요 변동 사항도 있었다.

공정위 측은 두 집단 모두 현 동일인이 고령(정몽구 명예 회장 84세·조석래 명예 회장 87세)이고, 건강 상태를 볼 때 경영 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현대차·효성이 사익 편취 행위를 하거나, 미비한 지정 자료를 제출할 경우 각각 정의선 회장·조현준 회장이 법적 책임을 질 전망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코로나 수혜’ 기업가치 ↑···네이버·셀트리온 등 상호출자 규제= 이날 공정위는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1위∼40위의 기업집단을 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도 함께 발표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기업집단 현황과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의무 등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적용되는 공정거래법 조항과 함께 상호출자금지와 순환출자금지, 채무보증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이 추가적인 규제가 적용된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수혜를 본 기업들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대거 포함됐다. 올해 총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40개로 전년 대비 6개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 되고, 건강 이슈가 높아지면서 자산가치가 커진 네이버와 셀트리온이 상호출자제한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넥슨·넷마블·호반건설·SM·DM 등 7개 사도 추가로 지정됐다. 대우건설은 매출채권과 선급비용 감소 등 자산 감소로 지정에서 제외됐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제약과 IT 업종 주력 집단이 급성장했다”면서 "제약을 주력으로 하는 셀트리온이 자산총액이 많이 증가했고 비대면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IT 업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집단들 역시 성장세가 뚜렷했다”고 말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해 45위에서 24위로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가장 많이 상승했다. 3조1000억원 규모의 원주식 출자에 의한 계열회사를 신규 설립했고 사업이익도 증가했다. 셀트리온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조7천억원 증가하며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매출액 증가 폭이 컸다.

네이버는 사업이익 증가와 외부 투자 유치 등으로 자산총액이 13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자산 총액 기준 순위도 41위에서 27위로 뛰어올랐다.

넥슨 역시 보유주식 가치 상승과 금융자산인 대여금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자산총액이 12조원으로 전년 대비 2조5천억원 증가했다. 넥슨의 자산총액 기준 순위는 34위로 전년 대비 8계단 상승했다.

넷마블은 보유주식 가치 상승과 신규 자산취득 등의 영향으로 자산총액이 2조4천억원 증가한 10조7천억원으로 순위가 47위에서 36위로 오르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신규로 편입됐다.

이 외 호반건설은 재고자산인 주택과 용지 등이 증가했고 회사 설립 등으로 총자산 순위기가 37위로 7계단 상승했다. SM은 토지와 선박의 신규 취득과 계열회사 신규 편입 등으로 자산이 늘었고 DB는 유상증자와 사업이익 증가 등으로 자산이 증가했지만,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다.

전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전년 대비 168조8000억원 증가한 2114조5천억원이며, 평균 자산총액은 전년 대비 4조3000억원 감소한 52조9000억원이다.

또 전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56조6000억원 감소했고 평균 매출액도 전년 대비 7조원 줄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전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조4000억원 감소했고 평균 당기순이익도 2000억원 줄었다.

전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회사 수는 전년 대비 269개 증가한 1천742개이며, 집단별 평균 소속 회사 수는 전년 대비 약 0.3개 증가한 43.6개였다.

한편 공정위는 오는 8월 주식 소유현황과 10월 채무보증현황과 금융보험사 의결권행사현황, 11월 내부거래현황과 지주회사현황, 12월 지배구조현황을 분석해 공개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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