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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생존 문제” 모범 답안 제시하는 SK

[ESG가 미래다|SK]“기업 생존 문제” 모범 답안 제시하는 SK

등록 2021.05.11 07:07

수정 2021.06.01 09:35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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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수펙스 산하 환경·소셜밸류·거버넌스위원회 설치친환경 정책과 맞지 않는 비핵심자산 빠르게 정리사외이사 역할 확대해 이사회 중심 경영 가속화SK이노 영업비밀침해·최신원 회장 횡령 혐의 등은 오점

“기업 생존 문제” 모범 답안 제시하는 SK 기사의 사진

SK그룹은 국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특히 SK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은 ‘ESG 전도사’로 불리며 일찌감치 SK그룹 각 계열사가 ESG 경영에 적극 나서도록 독려한 바 있다. 이에 외부평가기관의 ESG 평가에서도 SK㈜는 항상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SK그룹의 ESG경영은 2013년 그룹 경영의 최고 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사회공헌위원회(현 소셜밸류위원회)가 출범하며 시작됐으며 지난해 환경위원회와 거버넌스위원회까지 발족되며 그룹의 ESG 경영관리 전담조직으로 자리를 잡아 나가고 있다.

올해 초 지주사인 SK(주)와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네트웍스, SKC, SK건설 등의 계열사도 각각 기업 내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탄소 배출 감소 최선···수소 사업 본격 추진=SK그룹은 친환경 사업에 중점적으로 나서며 그룹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각 계열사는 셰일오일 광구 지분이나 도시가스 민영회사 등 친환경 정책과 맞지 않는 비핵심자산을 빠르게 정리하고 대신 친환경 관련 회사에 적극 투자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4월 SK E&S는 보유하고 있던 차이나가스홀딩스(CGH) 지분 15억달러어치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식) 방식으로 매각했다. CGH는 중국 3대 도시가스 민영회사 중 하나다.

SK이노베이션도 2019년 페루 광구 매각을 시작으로 북미지역 광구 매각, SK루브리컨츠와 SK종합화학 지분 매각 등에 나서며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SK그룹은 친환경 전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수소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오는 2025년까지 국내에서 연간 28만톤의 수소 생산·공급설비를 갖추기 위해 총 18조50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글로벌 1위 수소 사업자’를 목표로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완성해 수소를 차세대 에너지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지주사 SK㈜는 배터리, 수소, 환경 솔루션 등 친환경 기술 투자를 통해 향후 10년 동안 그룹 전체 탄소배출량을 총 65%(2020년 배출량 3200만톤 대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브로드밴드,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 등 8개 계열사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RE100위원회에 가입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환경위원회 출범 이후 SK그룹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속도로 친환경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며 “ESG 관점에서 SK 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기업은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 경영이념···조직문화 변화 속도=SK그룹은 과거부터 구성원은 물론 이웃, 사회의 행복까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경영이념으로 삼고 있다.

2016년 최태원 회장이 각 계열사에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라고 당부한 뒤 사회적 가치 평가지표를 개발해 2019년부터 공개하고 있다. 지주사 SK㈜부터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등이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포함시키고 있다.

특히 SK그룹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성과에도 50% 반영한다.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기 위한 최 회장의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이 본격화된 것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제안으로 2019년 출범한 국내 최대 민간 사회적 가치 플랫폼 SOVAC(Social Value Connect)도 주관하고 있다. SOVAC는 최근 사회적기업과 투자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상담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또한 SK그룹은 2015년부터는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성과를 현금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사회성과 인센티브(SPC) 프로그램도 지원하는 등 인프라 조성에 힘쓰고 있다.

기업 조직문화 변화에도 적극 나선다. SK㈜는 기회의 차별을 해소할 수 있도록 글로벌 인력과 여성 리더의 비중을 전체의 25%까지 늘리고, 구성원이 주 25 시간 이상을 자신의 근무 장소와 시간을 스스로 결정하는 ‘플랜(Plan) 2525’를 2025년까지 안착시킬 예정이다.

◆주주친화경영·이사회 권한 강화=SK는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주주환원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SK㈜는 대기업 지주사 최초로 주총 분산개최, 전자투표제를 실시하고 기업지배구조 헌장을 발표하는 등 주주친화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2019년 3월에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재임할 수 있도록 정관 및 이사회 규정을 개정했으며 최태원 회장이 같은해 SK㈜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으며 이사회와 경영의 분리가 시작됐다. 현재 SK 이사회 의장은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이 맡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 6곳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고 있으며 SK하이닉스, SKC, SK바이오팜, SK머티리얼즈 등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됐으나 사내이사가 의장직을 맡고 있는 상태다.

이 외에도 SK㈜는 지배구조 혁신을 지속하기 위해 지배구조헌장에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담는다는 규정을 신설했으며, 이사회의 역할도 사내이사 평가, 보상 등으로 확대돼 이사회 중심 경영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SK는 지난해 이사회 투자 승인 기준 금액 또한 기존 자기자본 1.5% 이상에서 1% 이상으로 확대해 이사회 의결을 받아야 하는 투자 안건을 25% 가량 대폭 늘렸다.

SK하이닉스도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거나 재선임할 때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의결을 받는다. 사외이사 추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한 것이다.

SKC도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지속가능경영 기반을 다지기 위해 이사회 내 위원회의 위원장을 모두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사외이사만 참여하는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해 지배주주 등 특수관계인과 거래 및 투자를 엄격하게 살필 예정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ESG가 이사회의 최대 아젠다가 되면서 이사회가 ESG를 감독하기 위해 설치할 거버넌스 구조도 중요해졌다”며 “ESG 이슈를 관리하는 것은 리스크 차원을 넘어 기업의 새로운 가치 창출 도구로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SK그룹 ESG 경영에 발목을 잡는 사건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로부터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판결을 받았으며 SKC는 최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SKC 관련 혐의액이 1335억원이라고 공시한바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한국지배구조원은 ESG 평가에서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사회 부문에서 A+에서 A로 한 단계, SKC는 지배구조 부문에서 A에서 B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K가 반도체 회사 실트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최태원 회장이 부당한 이익을 받았는지에 대해 2018년부터 조사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제재 절차가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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