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금법 개정 둘러싼 장외 여론전 지속 ‘핀테크 발전 돕는다’는 법안 취지에도‘계좌발급 권한’ 내주는 금융사는 반발 금융위는 “금융업 변화 주목하라” 설득
금융당국은 핀테크·빅테크를 제도권으로 들여 소비자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금융업계는 네이버가 금융업에 진출하도록 우회로를 열어주는 격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인근에선 정치권과 금융당국, 금융사 등 전금법에 대한 이해관계자가 서로 다른 장소에 모여 장외 여론전을 벌이는 진풍경이 빚어졌다.
금융위원회와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전경련회관에서 전금법 개정의 당위성을 알리는 정책토론회를 진행하는 동안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참여연대 등은 국회 앞에서 개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으로 맞불을 놨다.
앞서 금융위와 한국은행의 ‘업무권한 침해’ 논쟁을 불러온 전금법 개정안이 이제 금융위와 금융업권 갈등의 불씨를 당긴 셈이 됐다.
윤관석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작년 10월 발의한 전금법 개정안은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와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라이선스 도입, 대금결제업자 후불결제업무(소액) 허용, 빅테크 관리감독체계 마련 등을 뼈대로 하는 법안이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빅테크가 소비자와 금융 거래를 할 때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외부 청산기관인 금융결제원을 거치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그 중 금융위와 금융업권이 첨예하게 맞서는 대목은 바로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라이선스 도입 조항이다. 라이선스 도입 시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도 계좌를 발급하고 자금 이체와 카드대금·보험료 납부 등 서비스가 가능해져서다.
전통적인 금융사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종합지급결제사업자가 여·수신업을 영위하게 되면서도 은행과 같은 수준의 금융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다. 또 지역자금의 역외유출로 지역경제가 위축되고, 빅테크 독과점이 심화될 것이라고 이들은 우려한다. 덧붙여 고유 기능인 계좌발급 권한을 내주는 탓에 은행권에선 거부감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금융당국은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금융업의 변화 속에 안정적인 서비스 토대를 갖추려면 전금법 개정이 필수적이란 입장이라 이를 둘러싼 공방이 계속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당국은 핀테크와 빅테크를 금융업 테두리 안에 들임으로써 건전한 발전을 유도하고 소비자보호에서 더 신경을 쓸 수 있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특정 조항에 집착할 게 아니라 시대적 흐름과 핀테크 산업 육성이란 개정안의 취지에 주목해달라는 얘기다.
아울러 인증체계가 도입되면 정부가 다양한 매체의 안정성을 검증함으로써 금융서비스의 안전한 이용과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을 도울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날 토론회에서 “핀테크 기업 등 전자금융업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새로운 지급결제서비스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핀테크와 스타트업도 금융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성장하도록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금융회사도 새로운 법제도 아래 디지털 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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