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분기배당 다음주 결정”···금감원 “우려스럽다”KB·하나·우리금융 ‘중간배당’과 다른 매분기 ‘배당’신한이 공시한 ‘코로나19 상황’ 언급 이유로 거론돼“기초체력 ‘CET1’ 탄탄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은 여전”
금융감독원은 신한금융이 지난해 공시한 ‘코로나19 확산 완화 이후’로 읽히는 분기배당 전제 조건이 현 상황과 맞지 않아 신한이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물밑에서는 사실상 신한금융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하는 일본 지분을 위해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부호도 달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27일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6월 말 기준 주주를 대상으로 전년도 주당 배당금을 감안해 분기별로 균등한 금액을 지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분기배당 관련 사항은 8월 예정인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신한금융은 상반기 2조4338억원의 역대 최대 반기 순이익을 기록하며 2001년 창립 이래 최대 반기 순이익을 달성했다. 비은행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늘고 같은 기간 비이자 수익도 13% 증가하는 등 전 부문에 걸쳐 기초체력을 끌어올렸다고 신한금융은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 날 금감원이 “분기배당 시행은 우려스럽다”라는 의견을 전달하면서 다음주 분기배당 규모를 논의하기로 한 신한금융 이사회의 고심이 깊어졌다.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이미 중간배장을 확정한 KB, 하나, 우리금융을 둘러싼 금융권 전반에서도 고통 분담을 거론하는 금감원의 감시망이 더욱 촘촘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의 이번 조치는 중간배당까지는 고려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분기마다 배당을 시행하는 분기배당은 아직 코로나19 확산세를 따져보면 이르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결산 배당성향인 22.7%를 웃도는 분기배당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금감원이 선제적으로 이런 분위기에 제동을 걸었다는 해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코로나19와 맞물려 주요 은행과 은행지주에 내린 배당제한 조치를 지난달 말 해제했다. 그러면서 “배당 실시 여부와 수준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의 배당성향 수준 등을 참고할 수 있다고 본다”고 지목하기도 했다.
특히 신한금융이 이전 공시에서 ‘코로나19 상황’을 언급하며 분기배당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는데 금감원이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선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봤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9월 1조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면서 “보통주자본비율이 내부 관리 목표를 초과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경우 연말 적정규모의 자본 내부 유보 후 잉여 자본의 일부를 분반기 배당 또는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등에 사용해 주주환원의 방법과 시기를 다양화할 계획”이라면서도 “코로나19 상황과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 및 신사업 진출 등 전략적 결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이는 사실상 코로나19 확산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 국내외 경제가 반등세를 보이면 그때 가서 신한금융이 분기배당을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결국 금감원이 두 가지 전제조건 중 하나인 ‘보통주자본비율이 내부 관리 목표를 초과한 것’과는 별개로 지금과 같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상황은 국내 경제가 회복되는 시점이 아니라고 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올 상반기 기준 13.4%로 지난해 말 12.9%에서 0.5%포인트 상승했다. 신한금융은 해당 공시에서 보통주자본비율 내부 관리 목표치를 12%로 제시했다.
여기에 대입하면 올 상반기 신한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이미 지난해 공시한 내부 목표치를 1.4%포인트 뛰어넘었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보통주자본비율을 뜻한다. 이 비율이 올라간다는 것은 배당 여력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해 이 지표만 놓고 보면 신한금융의 분기배당 여력은 충분하다.
게다가 신한금융 경영실적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당기손익이 0.89% 증가하고 위험가중자산(RWA) 0.33% 감소하면서 보통주자본비율이 이처럼 올라왔다. 신한금융이 내건 대로 기초체력이 튼튼해 배당여력이 충분하다는 자신감은 입증되는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과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 및 신사업 진출 등 전략적 결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라는 항목에선 적어도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시점은 분기배당을 고심할 적정 시기가 아니라는 데 금감원이 주목한 것으로 파악된다.
무엇보다 보통주자본비율 상승 요인으로 꼽히는 당기손익이 증가와 위험가중자산 감소 역시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에서 신한금융이 대출 증가와 카드 사용 증가 등 소비패턴 변화 혜택을 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따라붙을 전망이다.
한 금융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금융지주의 배당 계획은 금감원과 사전 협의를 거친다”며 “이번 신한금융 사안은 이런 논의 과정에서 금감원이 과거 공시 내용을 비롯한 여러 여론을 의식해 언급한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금융이) 1분기 실적 컨콜때부터 은행권 최초 분기배당 실시 의지를 강하게 피력해 왔는데 금융당국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배당을 실시하는 분기배당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분기배당은 이번에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배당 관련 의견을 조율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회사가 어느 정도의 배당을 고려하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며 “이사회를 거쳐 정확한 수치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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