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SH 사장 후보 사퇴로 한달 간 인사 공백 유지재개발·재건축 등 부동산 정책 차질 빚을 것으로 전망 ‘서울비전2030’ 발표도 연기···늦어도 이달 중 발표해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신임 사장 모집공고를 이달 중 낼 예정이다. 앞서 오 시장은 김현아 전 의원을 SH공사 사장으로 지명했지만 김 후보자는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 과정에 ‘자격 논란’에 휩싸여 자진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SH 사장 후보자에서 사퇴합니다. 저를 지지하고 비판하신 모든 국민께 죄송합니다”라며 사퇴 소식을 전했다. 김 후보자는 다주택자 논란이 일었고,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시대적 특혜’라는 발언을 해 오히려 논란을 키운 바 있다.
시의회 청문회 결과와 상관없이 서울시장은 SH공사 사장을 임명할 수 있지만, 오 시장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김 후보자 스스로 물러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 4월 7일 김세용 전 SH사장 퇴임 이후 약 4개월째 비어있던 SH사장 자리는 여전히 채워지지 않게 됐다.
문제는 김 전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오 시장이 추진할 부동산 정책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SH공사가 서울시의 주택 공급을 책임지는 만큼 사장 공석 사태가 지속될 경우 오 시장의 재개발·재건축 관련 정책이 원활하게 추진되기는 어렵다.
오 시장의 임기는 내년 6월 말까지로, 현재 1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 정책의 성과를 같이 만들어가야 할 SH공사 사장이 없다는 점은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김 후보자가 SH공사 사장에 취임하면 오 시장이 선거 공약으로 내건 상생주택(토지임대 장기전세주택) 사업이나 공공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임추위가 15일간 일정으로 공모에 착수하면 서류전형·면접·후보자 추천, 시장의 내정과 시의회 인사청문까지 한 달 안팎의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아울러 김 후보자가 다주택자 논란으로 인해 사퇴한만큼 SH사장 후보자가 보다 높은 도덕성 잣대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새로운 SH공사 사장이 임명된다 해도 업무파악 기간, 지방선거 등을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6개월이 채 되지 않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 시장이 향후 10년 서울의 미래 청사진을 준비하기 위해 수립한 ‘서울비전 2030’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당초 지난달 발표를 계획했으나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무기한 연기했다.
오 시장은 지난 4월 취임사를 통해 “행정기관, 정책전문가 등 각계가 참여하는 서울비전 2030 위원회를 구성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과 서울시의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확실한 비전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고 비전 발표 시점을 마냥 늦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는 내년도 예산안에 서울비전 2030 관련 내용을 반영해야 하는 만큼 이달 중 발표한다는 계획이지만 이석준 서울비전 2030위원회 위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캠프에 합류하는 등의 안팎의 사정으로 발표가 제 때 이뤄질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SH공사 사장 자리가 장기간 공석이 됨에 따라 공급정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 할 것”이라며 “남은 임기가 길지 않은 상황에서 오 시장의 부동산 정책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SH 수장 자리가 우선적으로 채워져야 한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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