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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씨엔씨, 야심차게 내놨던 편집숍 ‘눙크’ 2년 만에 철수,왜?

에이블씨엔씨, 야심차게 내놨던 편집숍 ‘눙크’ 2년 만에 철수,왜?

등록 2021.09.10 17:41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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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150개 목표 무산 부진 점포 구조조정 철수 수순지휘봉 잡은 김유진 대표 ‘비효율 매장 정리’ 속도종합 온라인몰 ‘마이눙크닷컴’ 앞세워 온라인 공략

에이블씨엔씨, 야심차게 내놨던 편집숍 ‘눙크’ 2년 만에 철수,왜? 기사의 사진

미샤와 어퓨 등을 전개하는 에이블씨엔씨가 멀티숍 브랜드 ‘눙크(nunc)’ 론칭 2년 만에 매장 철수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6월 수장이 바뀐 에이블씨엔씨는 예상과 달리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는 눙크를 가장 먼저 수술대 위에 올려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의 멀티 편집숍 브랜드 ‘눙크’는 매장 수는 지난해 40개에서 15개까지 줄며 폐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2019년 6월 서울 이화여대 앞에 멀티숍 ‘눙크’ 1호점을 오픈하며,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매장 수 150개를 목표로 빠르게 확장했다. 눙크는 미샤, 어퓨, 부르조아, 스틸라 등 에이블씨엔씨 관계 브랜드 외에도 시세이도, 하다라보, 캔메이크, 지베르니 등 전 세계 150여 유명 브랜드들의 3000여 가지 제품을 판매하는 멀티 브랜드 숍이다.

2018년 적자전환하며 실적이 악화한 에이블씨엔씨는 올리브영, 랄라블라 등 H&B스토어와 신세계의 시코르,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까지 가세한 뷰티시장에서 단일 브랜드숍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LG생활건강도 1세대 로드숍인 더페이스샵을 화장품 편집숍 ‘네이처컬렉션’으로 탈바꿈하며 시장 변화에 대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자회사 미팩토리, 제아H&B, 지엠홀딩스 등에서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까지 한 데 묶은 멀티숍 눙크로 재도약을 꾀했다.

당초 에이블씨엔씨는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열면서 홍대, 목동, 부천, 수원 등 수도권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대전 등 200개 점포까지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존 H&B스토어 업체와 달리 PB(자체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눙크는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화장품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눙크의 흥행은 예상보다 부진했다. 눙크에 입점된 브랜드 대부분은 이미 H&B스토어나 타 뷰티 편집숍에서 동시 입점돼있었기 때문이다. 또, 미샤와 어퓨 등 에이블씨엔씨의 자사 브랜드 매장이 이미 전국 각지에 포진돼있다는 점도 눙크의 유입을 높이지 못하는 원인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국 보따리상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며 화장품 업계가 위기에 봉착하자 에이블씨엔씨의 실적도 급격히 악화했다. 감염병 확산에 오프라인 매장을 향한 발길도 끊어졌다. 결국,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에만 6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상반기에도 120억원의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이블씨엔씨는 2017년부터 4년 동안 대표이사가 6번 교체됐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서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한 직후 창업자 서영필 대표가 사임했고, 이광열 대표, 정일부 대표, 이세훈 대표, 이해준 대표 등이 에이블씨엔씨를 거쳐갔다. 지난 6월에는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그룹 대표가 신임 대표로 선임되면서 에이블씨엔씨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

김 대표는 ‘전략통’으로 불리며 IMM PE 내부에서도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다. 2017년부터 할리스 대표를 맡았으며, 3년 만에 할리스 몸값을 3배까지 끌어올려 KG그룹에 매각했다. 김 대표는 포화상태인 커피업계에서 할리스의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 시장과 소비자의 변화 속도를 빠르게 따라잡으면서 회사를 키운 주역이다.

에이블씨엔씨 지휘봉은 김 대표는 가장 먼저 수익성이 저조한 매장을 정리하며 수익성 끌어올리기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미샤와 어퓨 부진 매장을 순서대로 정리하고 있으며, 전 매장 직영점으로 운영 중인 눙크는 더 빠르게 폐점 절차를 밟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오프라인 점포를 정리하는 대신 온라인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미샤, 어퓨는 물론 라포티셀, 뷰티블렌더 등 국내외 뷰티 브랜드를 판매하는 종합 온라인 몰 ‘마이눙크닷컴’을 선보였다. 비대면 소비 증가에 따라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한 마이눙크닷컴은 지난 12월 누적 앱 다운로드 100만 건을 돌파했고, 올 3월 기준 145만 건을 넘어섰다. 입점 브랜드도 론칭 당시 190여 개에서 770여 개로 4배 이상 늘어났다.

향후, 에이블씨엔씨는 오프라인 효율화와 온라인 채널 강화, 해외시장 확대 3가지 성장전략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2분기에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혼란이 가중된 상황에서도 해외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을 이뤘다. 일본 법인은 일본 내 코로나 확산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면세 매출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온라인 부문은 마이눙크를 중심으로 재편하고, 주요 플랫폼과의 협업 등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며 온라인 채널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적극 투자해 나갈 계획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눙크는 론칭 초기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이지 못하면서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에이블씨엔씨가 대표 브랜드 미샤를 앞세운 편집숍 ‘미샤플러스’를 선보인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눙크는 폐점을 진행하면서 사업 정리 절차를 밟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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