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내 CEO 출신 4인 부회장 중 2명 SK하이닉스에 몸담아 D램 분야 최고 전문가···대표 물러난 뒤 미래기술 관련 역할
SK그룹은 매년 12월 첫째 주에 정기 인사를 단행해왔다. 지난해의 경우 12월 3일 임원사를 발표하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을 SK하이닉스 부회장에 선임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1년간 박성욱 부회장과 박정호 부회장 2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박정호 부회장은 반도체와 통신을 아우르는 SK ICT 패밀리 리더십을 발휘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박성욱 부회장은 미래기술 및 성장과 관련된 역할을 맡고 있다.
SK하이닉스 내에서 각자 역할분담이 뚜렷히 나눠져 있으나 박성욱 부회장이 지난 몇 년간 후배들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고 있는 만큼 올해 말 체제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룹 내 전문경영인 출신 부회장 총 4인 가운데 SK하이닉스에만 두 명의 부회장이 존재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욱 부회장은 1984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산업에서 첫 경력을 시작해 반도체 연구소를 거쳐 미국생산법인에서 엔지니어링총괄과 이사 등을 맡은 SK하이닉스 ‘순혈’ 출신으로 꼽힌다.
기업명이 하이닉스반도체로 바뀐 뒤 메모리연구소장과 연구소장을 지냈으며 하이닉스가 SK그룹에 넘어간 뒤 SK하이닉스 연구개발총괄을 거쳐 2013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SK하이닉스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며 박성욱 부회장은 2017년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2018년까지 6년간 SK하이닉스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단 최근 몇 년간은 세대교체가 시작되며 꾸준히 후배들에게 자리를 넘겨주는 모습이다.
우선 2018년 12월 임원인사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대표이사가 박성욱 부회장에서 이석희 사장으로 교체됐다. 1965년생인 이석희 사장은 인텔 출신 반도체 전문가로 2010년 KAIST 교수를 거쳐 2013년 SK하이닉스에 합류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박성욱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이석희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을 담당하는 체제를 갖췄다. 2014년부터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을 맡아온 박성욱 부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며 SK하이닉스 이사회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경영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19년 3월 박성욱 부회장은 6년간 맡아온 이사회 의장 자리도 박정호 부회장에게 넘겨줬다.
지난해에도 박정호 부회장이 박성욱 부회장이 대신 ITC위원회 위원장에 선임되며 박성욱 부회장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도 4년만에 빠지게 됐다.
1958년생인 박 부회장은 현재 그룹 내 전문경영인 출신 부회장 4인 중 유일한 50년대생으로 가장 나이가 많다. 최근 부회장으로 승진한 서진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장은 1961년생, 유정준 SK E&S 부회장은 1962년생, 박정호 사장은 1963년생이다.
단 일부에서는 박성욱 부회장이 D램 분야 전문가로 손꼽히는 만큼 당분간 SK하이닉스 내에서 고문 역할을 하며 두 명의 부회장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10월 셋째주 CEO 세미나를 통해 임원 평가에 나서는 만큼 11월 이후 임원들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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