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편입 이후 첫 부사장급 CFO임원 직급변경·스페이스허브 주축계열사 등 반영3형제 회사 에이치솔루션 감사, 오너가 측근 평가 항공우주, 장기 신사업 천문학적 자금 투입 불가피자금 조달·운용 맡은 박 부사장 중요성 커질수밖에
1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15년 한화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부사장급 CFO(최고재무책임자)가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부사장 전임이던 김영한 현 한화건설 재무실장의 경우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약 3년간 전무에 머물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CFO 직급을 상향할 수 있던 이유는 그룹 직제 변경과 무관치 않다. 한화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기존 임원 직급을 기존 5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하시는 동시에 직급을 한 단계씩 올렸다. 신현우 대표이사의 직급은 부사장에서 사장이 됐고, 부사장급 임원에 대한 부담이 줄게 됐다.
특히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주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김동관 사장은 그룹 우주사업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 팀장을 맡고 있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축 계열사다.
1963년생인 박 부사장은 서울대를 졸업했다. 한화엘앤씨(한화첨단소재) 재경부문장과 한화디펜스 재무실장 등을 지낸 재무 전문가다. 2013년 상무보로 처음 임원 반열에 올랐고, 2016년 상무로 승진했다. 최근 이뤄진 직급 조정으로 전무에 오른지 약 한 달도 안 돼 부사장에 오른 것이다.
박 부사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배하는 비상장 자회사 한화정밀기계와 한화파워시스템, 한화테크윈, 한화디펜스, 캐스, 한화상업설비의 감사도 겸직하고 있다.
대외적인 목적은 자회사들의 자금 흐름과 재무 현황을 관리다. 하지만 전반적인 회계감시 업무를 담당하는 만큼 오너가 측근이 선임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박 부사장이 김동관 사장 3형제 개인회사인 에이치솔루션(현 한화에너지) 감사직을 수행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그의 중요도를 유추할 수 있다. 박 부사장은 작년 3월 에이치솔루션 감사로 선임되며 오너가의 막강한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았다.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공통점은 한화시스템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 최대주주이고, 에이치솔루션은 2대주주다. 에어치솔루션은 향후 한화시스템 보유 주식을 처분해 승계 실탄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시스템이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신사업에 적극 진출하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던 에이치솔루션은 올해 3월 한화시스템이 단행하는 조단위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한화시스템 유상증자 자금은 신사업을 위한 인수합병 자금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에이치솔루션은 배정 물량의 120%를 소화해내며 자금 확보에 힘을 보탰고, 이를 지원한 것이 박 부사장이다.
다만 박 부사장은 에이치솔루션과 자회사 한화에너지 합병으로 존속법인 한화에너지 이사들의 권한이 유지되면서 감사직에서 물러났다.
업계에서는 재무전문가인 박 부사장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항공우주 사업이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 힘든 만큼, 장기적인 비전과 계획에 따라 대규모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박 부사장이 안정적인 자금 조달과 운용을 담당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스페이스 허브는 그룹 미래성장동력인 동시에, 김동관 사장의 승계 기반”이라며 “사실상 우주사업을 주도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그만큼 CFO인 박 부사장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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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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