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청년 정책' 공약 비교이, 경제 기본권 보장···공공 주택 일부 우선 공급윤, 역세권 첫 집·청년 원가 주택 등 최우선 혜택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의 청년 공약은 연 200만원의 청년 기본 소득 지급과 장기 저리 1000만원 기본 대출 등이다. 이는 청년 세대의 경제적 기본권을 보장한다는 구상이다. 윤 후보는 저소득층 청년에게 '청년 도약 보장금'으로 월 50만원을 최대 8개월까지 지급하고, 원가 주택과 역세권 첫 집 등 부동산 정책에서 청년 세대에게 최우선 혜택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두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저조한 청년층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후보 선출 후 당 지지층 이탈을 겪고 있는 점도 공통적이다. 취약층인 2030 세대의 마음을 사로 잡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막대한 세금이 드는 현금성 지원으로, 근본적인 해결책보다 선심성 공약만 내놓고 있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약을 이행하려면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데, 청년들이 부담해야 할 국가 채무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공수표'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 이재명 "기본 시리즈로 청년 재도전 기회"= 이 후보는 자신의 주요 정책 브랜드인 '기본 시리즈'(기본 소득·주택·금융)를 발표하며 연일 청년층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갈수록 기회를 잃는 청년 세대에 경제적 기본권을 보장해주겠다는 취지다.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연 200만원의 청년 기본 소득 지급이다. 2023년부터 19∼29세 청년들에게 연간 100만원의 기본 소득을 지급하고, 보편 기본 소득과 합하면 임기 말에는 1인당 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구상이다.
또 전 국민에게 최대 1000만원을 10~20년 동안 저금리(약 3%대) 대출해주고, 마이너스 대출 형태로 수시 입출금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인 '기본 대출'도 금융 약자인 19~34세 청년부터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현 정권에 대한 2030의 부동산 민심이 싸늘한 만큼 대통령 임기 내 공급할 기본 주택 100만호 중 일부는 청년들에게 우선 배정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기본 주택은 청년층을 포함해 무주택자 누구나 전용 면적 85㎡ 기준 월 60만원 수준의 임대료로 역세권 500m 이내 등에서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공공 주택이다.
지난 6일 청년 주택을 찾아 "대규모 공공 주택 공급 계획을 검토 중"이라며 "억강부약 원칙에 따라 형평성 측면에서 청년들에게 일부를 우선 배정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년을 주거 취약 계층이라고 보고, 공공 주택 우선 배정을 통한 주거 안정화 정책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부동산 가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부동산 문제에 정면 돌파해 정부 여당에 부정적인 청년 민심을 돌리려는 전략이다.
청년들의 주관심사인 가상 자산(암호 화폐), 주식 시장과 관련해서도 친(親)투자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소득세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가상 자산 소득을 '기타 소득'으로 분류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연 25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에 대해 세율 20%를 적용해 분리 과세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후보는 2023년까지 과세를 1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합의까지 뒤집으며 비트코인 등에 투자하는 2030대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밖에 취업 준비생이 취업에 나서기 위해선 많은 비용이 든다는 취업 플랫폼 조사 결과에 '청년 면접 수당 지급 의무화'를 들고 나왔다. 여기에 헤어 메이크업 비용 지원, 면접 비용 지급 기업 인센티브 제공 등 청년 세대 취업 준비생을 위한 맞춤형 공약 추진도 시사했다. 자발적 이직을 하더라도 생애 한 번은 구직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고용 보험 수급 기준을 개선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그는 18일 'SBS D포럼'에서 "공정한 룰이 작동하게 하는 것을 넘어 공정 성장 전략으로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청년 기본 소득·청년 기본 주택·청년 기본 금융으로 좌절 세대가 되버린 청년이 역량을 키우고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윤석열 "청년은 국정 파트너"= 윤 후보는 '공정'을 기치로 한때 청년층의 높은 지지를 받은 적도 있었지만 주 120시간 노동, 페미니즘과 저출산 연계 발언 등이 논란을 빚으면서 청년 세대의 민심 이반을 불러일으켰다. 이를 의식한 듯 2030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먼저 취약 청년에게 진로 탐색·구직 등 활동 지원과 함께 '청년 도약 보장금' 월 50만원을 최대 8개월까지 지급하고 청년들의 중장기 재산 형성을 돕기 위한 연간 250만원 한도 금액을 국가가 보조하는 '청년 도약 계좌'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부동산 정책에서는 청년 세대에게 우선적 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30만호 공급을 제시한 '청년 원가 주택'은 건설 원가로 분양가의 20%를 내고 80%는 장기 저리의 원리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청년층이 5년 이상 거주한 뒤 국가에 되팔면 매매 차익의 70%까지 돌려준다는 것이다.
'역세권 첫 집' 공약은 지하철역 등에 가까이 있는 민간 재건축 단지 용적률을 300%에서 500%로 높여주는 대신 상향분의 50%를 '토지 임대부' 방식으로, 청년·신혼 부부·무주택자에 공급하게 된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해 추후 시세 차익 혜택을 주는 청년 주거 복지 정책이다.
금융 당국의 강력한 가계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담보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것에 대해서는 "꽉 막힌 대출을 풀겠다"며 신혼 부부와 청년층 위주로 파격적 금융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거래를 활성화하고, 시장 안정성을 높여 전·월세 수요자들의 선택권을 폭 넓게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청년 복지 분야에선 노조의 고용 세습과 편법적인 친인척 고용 승계를 차단해 공정한 취업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부모의 빚 대물림으로 꿈을 실현하지 못할 위기에 처한 청년을 위한 자립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윤 후보는 18일 SBS 'D포럼'에서 "청년 세대를 정치적 이벤트로 소비하지 않겠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청년은 국정 파트너이자 정책의 기획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 희망 만들기'를 제시하며 "자유와 자율, 창의를 성장 동력으로 삼아 역동적인 경제를 만들어 더 좋은 일자리, 더 많은 일자리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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