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식 논의들어갔지만 일부 의원들 반발두 차례 ’중과 유예’에도 “효과 없었다” 지적후보 ‘개인 플레이’ 우려···“정해진 정책 흔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후보가 꺼내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년 유예’를 이르면 이번 임시국회 내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에 대해 “당정이 공식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당 내부 의견과 시장 반응이나 정부 의견들을 두루 참조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 여부에 대해서는 “이 사안은 공약이 아니라 입법과제”라며 “1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다.
현재 규제지역 다주택자 양도세율은 2주택자 기본세율(6~45%)에서 20%포인트가, 3주택자에게는 30%포인트가 중과되고 있다. 이 후보는 1년 동안 중과를 유예해 6개월 안에 주택을 처분하면 중과를 완전히 면제해 주고, 9개월 내에는 절반, 12개월 내에는 4분의 1을 면제해 주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시장의 ‘매물 잠김’ 현상을 해소해 물량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일단 민주당은 이 후보의 제안을 받아 논의에 들어간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부자감세’ 프레임에 휘말릴 우려와 함께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이어진 부동산 정책 기조를 뒤집는다는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다주택자 양도세 퇴로를 두 차례나 열어줬지만, 그 효과가 이 후보가 기대하는 것처럼 크지 않았던 점도 걸림돌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 2017년 8·2부동산대책에서 8개월 동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시행한 한 바 있고, 지난해 7·10부동산대책에서는 조정대상 지역 다주택자 양도 중과세율을 10%포인트 상향하고 지난 6월1일까지 11개월 유예기간을 뒀다.
다주택자의 매물을 유도하려는 목적이었지만, 실제 주택 매도 효과는 많지 않았다는 게 반대 이유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MBC라디오 ‘김종배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당 안에서 후보 말씀을 근거로 도입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시행 안 하고 지난 5월 말까지 ‘계속 팔아라’, ‘다주택에서 빠져나가라’고 얘기를 했는데 그 효과가 별로 없었다는 검토 의견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마디로 ‘약발’이 먹히지 않는 대책이라는 것이다.
강병원 최고의원 역시 라디오에서 “이미 작년에 7·10 대책 이후 양도세 중과 유예를 거의 1년 가까이 올해 5월 31일까지 기한을 줬는데 실질적으로 그 기간 매물이 막 쏟아지지 않았다”며 “지금 시기에 한시적으로 중과를 유예해 매물 잠김을 풀 수 있냐하는 고민인 것 같지만 매물 잠김을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책에 대한 신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우려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강 최고위원은 “이미 한 번 1년의 중과 유예를 해줬는데 다시 또 추가로 6개월 혹은 1년을 준다고 해서 매물이 확 쏟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정부 정책의 신뢰가 무너짐으로써 더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의 ‘개인 플레이’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15일 KBS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양도세 중과를) 시행하기로 정부와 손을 맞췄다”며 “이 후보는 무슨 국정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고 후보의 입장이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걸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하는 건 좋지만 이미 정해진 매우 예민하고 중요한 정책을 흔들어놓는 건 매우 바람직하지가 않다”고 꼬집었다.
또 이 의원은 “자칫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혼란으로 시그널을 줘 시장에 엄청난 혼란과 또 출렁이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대선 후보라 할지라도, 자신의 의견이 있다고 할지라도 당내 의견을 먼저 수렴을 거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당·정 간의 의견 충돌도 불가피하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미 지난 2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완화조치가 정부 내 논의된 바 전혀 없고, 추진계획도 없음을 명확하게 말씀드리겠다”며 “최근 주택시장 안정화 흐름이 지속되고 매물도 증가하는 상황에서 다주택자 양도세를 한시 인하하는 경우 입법 과정에서 절세를 기대한 기존매물 회수 등으로 다시 부동산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복적인 중과 유예에 따른 정책신뢰도 훼손, 무주택·1주택자 박탈감 야기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못 박았다.
기획재정부도 1일 별도의 설명 자료를 내고 “정부정책에 따라 다주택을 해소한 경우 과세 형평성 문제 등 불필요한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며 “다주택자에 대한 유예조치는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문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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