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팀장 이 씨, 작년 3월부터 8회간 회삿돈 횡령 정황횡령액수, 당초 1430억→1880억→1980억 ‘오락가락’‘코스닥 기업 고질병’ 허술한 내부감사 체계가 일 키워거래소 출신 상근감사·지정감사인 전면 교체 가능성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별도의 감사위원회를 두지 않고 조재두 상근 감사 1인이 감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9년 3월 이사회 추천으로 선임된 조 감사는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한국거래소 상무이사, 한국예탁결제원 비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임기는 올해 3월까지다.
조재두 감사는 지난 2019년 임기 시작 후 매년 외부감사인과의 협의를 지속해왔다. 2020년에는 6회, 지난해엔 11회에 걸쳐 외부감사인 선임, 재무제표 및 영업보고서 승인,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 및 평가 보고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직원 11명으로 구성된 감사실 역시 내부감사 운영, 내부고발제도 도입 등의 업무를 수행해왔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회계법인 출신도 사외이사로 두고 있었다.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 이사회는 엄태관 대표이사와 홍성조 생산본부장, 강두원 영업담당을 사내이사로, 신정욱 인제대학교 의용공학부 교수와 정준석 EY한영회계법인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정 사외이사는 이날 EY한영회계법인 부회장직에서 자진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표면적으로 오스템임플란트의 내부 감사 체계는 시스템적으로 이상이 없는 듯 했다. 지정감사인인 인덕회계법인은 3분기 보고서에서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중대한 취약점 및 개선대책은 해당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회계연도 내부회계관리제 감사에서도 ‘적정’ 의견을 받았다. 이 법인은 작년 3분기 감사 용역비로 2억10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하지만 회사 측의 내부 회계관리 시스템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당초 이 씨의 최초 횡령 시점을 이 씨가 동진쎄미켐 주식에 투자한 지난해 10월께로 파악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이 씨는 지난해 3월 100억원을 시작으로 회삿돈을 본격적으로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7개월간, 8회에 걸친 자금 횡령을 회사가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회사 측이 파악한 이 씨의 횡령 규모 역시 수차례 정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는 지난 3일 이 씨가 회사 자금 1880억원을 횡령했다고 공시했지만, 서울 강서경찰서에 최초 고소장 제출 당시엔 횡령 자금이 1430억원이라고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경찰 수사 결과 이 씨가 횡령한 회사 자금은 1980억원으로 늘어났다.
회계업계는 오스템임플란트에 감사위원회가 없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상법상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내부감사기구로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자산 2조원 미만으로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지난 2014년에도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내부 회계제도를 강화·운영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스템임플란트에선 지난 2014년에도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과 전·현직 임원이 7억9157만원을 횡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5년여의 법정공방 끝에 2019년 3월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후 최 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또다시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때문에 오는 3월 감사위원 및 외부감사인 교체와 감사위원회 설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회사의 자산 규모는 1조원대로 의무 조건은 아니지만, 최근 상장사들은 ESG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감사위원회를 자진해서 설치하고 있다. 국내 임플란트 업계 2위 덴티움 역시 의무 사항이 아님에도 감사위원회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횡령에 대한 감시 시스템이 미비한 데 따른 ESG 리스크는 상승했고 회사 신뢰도는 낮아졌다”며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보유(HOLD)로, 목표주가는 16만원에서 1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는 “횡령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 유무에 따라 향후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 변경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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