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부천 상동시장을 방문, 설 성수품 가격·수급 동향을 점검하면서 "이달 6일 설 민생안정대책 발표 이후 쌀을 비롯한 17개 성수품 중 사과·닭고기를 제외한 15개 품목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초 정부는 설을 앞두고 주요 성수품 등 서민 생활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핵심 성수품들의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27일 기준 16대 성수품 누적 공급규모는 21만8000톤으로 당초 공급계획(19만1000톤) 대비 114.2%의 달성률을 기록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성수품 가격이 안정되면서 17개 품목(16대 성수품 + 쌀) 중 사과를 제외한 16개 품목이 설 민생안정대책 발표 직전일인 5일보다 가격이 하락했다. 배추·무·배는 양호한 작황과 공급물량 확대, 쌀·밤·대추는 충분한 생산량과 저장량으로 인해 낮은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소·돼지·닭고기 등 축산물은 도축수수료 지원과 할인행사를 병행 추진한 결과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계란도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으나 큰 피해 없이 수급 여건이 유지되며 21일 기준 개당 148원이던 산지가격이 개당 141원으로 인하했다. 유일하게 가격이 오른 사과도 작년 대비로는 17.1%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설 명절 차례상 차림 비용도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올해 설 명절 차례상 차림 비용이 전통시장 기준으로 지난주와 비슷한 26만7000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aT는 전날 전국 19개 지역의 17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에서 판매중인 설 성수품 28개의 가격을 조사했다. 전통시장 기준 차림 비용은 지난주 조사 때보다 0.6% 올랐고 작년 이맘때보다는 0.1% 하락해 큰 변동이 없었다. 대형유통업체에서 장을 볼 경우 상차림 비용은 35만6000원으로 전주보다 0.2%, 작년보다 4.7% 각각 하락했다.
김권형 aT 수급관리처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물가 상승 추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은 3주 연속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물가 인식과 서민이 체감하는 물가 간 격차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물가 상승폭이 컸던 탓에 설 연휴를 앞두고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소비자는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24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등락률 확인이 가능한 38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29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하고 9개 품목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29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6.6%로 전체 평균 상승률(4.7%)보다 1.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가격 상승률 상위 5개 품목은 ▲계란(36.2%) ▲두부(16.1%) ▲식용유(15.4%) ▲오렌지주스(12.3%) ▲햄(11.0%)으로 평균 18.2% 올랐다. 가격이 하락한 품목은 ▲맛김(-5.1%) ▲참치(-2.4%) ▲아이스크림(-2.2%) ▲맛살(-0.7%) ▲소주(-0.5%)였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38개 품목 중 27개 품목이 상승하고 11개 품목이 하락했다. 상승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2.5%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지난 10~11일 서울 25개구 90개 시장과 유통업체에서 설 제수용품 25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4인 기준 평균 구입비용은 28만3923원으로 전년대비 3.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joojoosk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