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가 2세대···11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18년간 LG 근무···LG전자 회장까지 올라초대 LS그룹 회장 맡아 도약 발판 마련책임·투명경영 강조···그린 비즈니스 육성
구 회장은 2003년 LS그룹이 LG그룹으로 계열분리될 당시 초대 LS그룹의 회장을 맡아 이끈 인물이다.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구태희 LS전선 명예회장과 구평회 E1명예회장,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은 2003년 전선 관련 계열사를 갖고 LG그룹에서 독립해 LS그룹을 설립했다.
이후 LS그룹은 공동경영 원칙에 따라 구자열 전 LS그룹 회장을 거쳐 올해부터 구자은 회장이 총수를 맡아 그룹을 이끌고 있다.
구 회장은 1946년 경남 진주시에서 태어나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73년 반도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했다. 이후 홍콩, 싱가포르 지사 근무를 통해 국제감각을 쌓았으며 1987년 LG전자 해외사업본부 상무로 이동했다.
구 회장은 LS그룹이 분리되기 전까지 18년을 LG전자에서 근무하며 '디지털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1991년 LG전자 대표이사 부사장에 오른뒤 1995년 대표이사 사장, 1999년 대표이사 부회장, 2002년에는 LG전자 대표이사 회장까지 역임했다.
구 회장은 해외 사업을 오랜기간 맡은 만큼 국제금융과 해외투자에 대한 높은 식견과 함께 외국 경제인들과의 인맥도 두터운 것으로 평가 받는다. 빌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와도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북미·아시아·유럽의 전직 고위관리, 기업인들이 모인 'TC(Triliteral Commission)' 멤버로도 활동했으며 2005년에는 시그레(CIGRE, 국제 대전력망 기술회의)' 한국위원장도 역임했다.
구 회장은 2003년부터 초대 LS그룹 회장을 맡으며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그룹의 기틀을 확립하고 도약을 위한 발판마련에 힘썼다.
특히 전기·전자, 소재, 에너지 분야에서 인수합병(M&A)과 다양한 혁신활동을 통해 계열분리 당시에 비해 매출은 4배, 이익은 3배, 기업가치는 7배를 늘려 2012년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날 때에는 LS를 재계 13위로 성장시켰다.
이 외에도 스마트 그리드, 신재생 에너지, 전기차 핵심 부품, 해외자원 개발 등 그린 비즈니스를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육성한 점도 구 회장의 성과로 꼽힌다.
구 회장은 LS 회장에서 물러난 뒤 LS미래원 회장을 맡아왔으나 2014년 동생인 구자명 전 회장의 별세 후 2015년 LS니꼬동제련의 회장 자리에 올랐다.
구 회장은 다독가로 좋은 책을 읽으면 직원들에게 자주 선물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2년에는 2만5000여명의 전 직원에게 짐 콜리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2010년에는 램 차란의 '위기경영'을 읽은 뒤 그룹 임원들에게 선물했다.
구 회장은 골프에도 남다른 재질을 보였으며 2000년 한국기원으로부터 바둑 6단을 인정받은 바둑 고수이기도 했다.
과거 재벌가에서 흔치 않았던 연애결혼을 한 점도 주목받았다. 구 회장은 미국 유학시절 인근 뉴저지주립대에서 식품영양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던 지순혜 여사를 만나 결혼했다. 지 여사는 평범한 가정 출신으로 귀구 후에는 이화여대에서 잠시 강의를 맡기도 했다.
두 사람은 1남 1녀를 뒀으며 LS가 장손인 구본웅씨는 현재 LS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벤처캐피털 포메이션8 대표를 맡고 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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