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구조부터 이사회 독립성 강화까지 과제 산적준법위 내 ESG소위원회 추가하며 개선 의지 보여'무노조 경영' 폐기 후 노사 갈등 곳곳서 터져나와 준법위, 관계사 노조와 대화 나설지 주목
2기 준법위는 지난 14일 열린 첫 정례회의에서 기존 운영되던 노동소위원회, 시민사회소통소위원회와 별도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소위원회를 추가로 구성하며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찬희 준법위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도 "인권과 기업의 사회적 책무와 관련된 환경과 사회도 중요하지만 현재 삼성과 관련해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지배구조 개선일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삼성이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 지배구조는 과거부터 삼성물산 개인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이 지분이 미미한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연결고리를 갖춰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다.
재계에서는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 시행으로 단기간 내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은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현재 지배구조 고리를 끊고 삼성물산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자회사 지분을 확대해야 하나 소요되는 재원을 감안한다면 당분간은 현재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단 보험업법 개정안은 여전히 잠재적 리스크 중 하나다. 현재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까지만 보유하도록 한 규정을 현행 '취득 원가' 기준에서 '시가'로 바꾸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보유한 삼성전자 자분 가운데 총자산의 3%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만큼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체제전환이 불가피하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오너일가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유지를 위해 삼성생명이 초과 보유한 지분을 삼성물산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 지주사 체제전환이 불가피하다"며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할 경우 삼성물산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은 지배구조 개편안 마련을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연구 용역을 맡겨 놓은 상태로 조만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향후 준법위도 이 결과를 공유받을 계획이다.
이찬희 위원장은 "지배구조 개편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 외부 전문가 조언과 내부 구성원 의견을 다양하게 경청하며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겠다"며 "수직적 관계의 지배구조부터 수평적 관계의 지배구조까지 모든 것을 포함해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내 지분구조 외에도 이 부회장이 4세대 경영 승계를 포기한 만큼 향후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풀어야 과제로 꼽힌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삼성 각 계열사가 독립적인 이사회 중심으로 개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그룹 컨트롤타워의 영향력이 컸다. 이 경우 시너지 측면도 있지만 계열사 가치가 훼손되며 오너 가치를 증진하는 사익편취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면서 "계열사 자율 경영, 주주 중심 경영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노사문제도 ESG 경영을 내세운 준법위가 개입할지 주목된다. 1기 준법위가 출범한 이후 삼성의 노동조합이 활성화됐지만 이후 사측과 협의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노사간 임금협상이 최종결렬되며 노조가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준법위 관계자는 "노조 쟁의권도 합법적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노조 문제의 경우 1기에서도 주요 항목으로 다룬 만큼 2기도 승계해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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