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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의 미래 성장동력은 '반도체', 테스나 인수···실익은?

박정원의 미래 성장동력은 '반도체', 테스나 인수···실익은?

등록 2022.02.22 13:51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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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 올해 신년사 통해 변화속 신사업군 속도 강조두산그룹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업체 '테스나' 인수 추진국내 1위 기술력 확보...삼성전자·SK하이닉스 협력업체탄탄한 현금 창출력도 매력적...두산 새 캐시카우 기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긍정적인 마인드로 "변화 속에 기회를 찾자"며 신사업 속도를 강조했다. 그는 먼저 신사업 부문에 있어 "협동로봇, 수소드론, 물류자동화 솔루션 부문 등이 지난해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였고, 이제는 본격 성장가도에 올라설 때"라면서 ㈜두산이 새롭게 진출한 의약품 보관용 첨단소재 사업과 같이 새 성장동력을 찾는 일에도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자고 말했다.

박 회장이 강조한 신사업군의 포문은 국내 1 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 '테스나'로 낙점됐다. 박 회장의 마음을 훔친 테스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오랜 협력사로, 기술력 측면에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가운데 탄탄한 현금 창출력까지 갖추고 있어 두산그룹의 새 사업파트너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이번 인수는 M&A를 통해 적극적인 신성장동력 발굴에 의지가 강한 박 회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와 이달 중 테스나 보유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11월 2000억원 가량 펀드를 조성, 테스나를 인수했으며 현재 지분 30.62%를 보유 중이다. 두산그룹의 테스나 인수가액은 약 4600억원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두산 내부적으로 보유 중인 2300억원에 인수금융을 통해 2300억원을 추가로 조달해 인수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원의 미래 성장동력은 '반도체', 테스나 인수···실익은? 기사의 사진

◇두산이 '찜'한 테스나...어떤 회사?= 두산그룹이 찜한 테스나는 반도체 제품들의 최종 불량 여부를 가리는 후공정 테스트 전문기업이다. 2009년에 설립됐고, 4년 만인 201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오랜 협력사로, 웨이퍼 및 패키지 테스트를 주요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카메라 이미지 센서(CIS)와 무선 통신(AP/RF) 등의 시스템 반도체에 대해 반도체 제품들의 후공정 테스트 부문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는 전공정을 거친 웨이퍼를 테스트하는 웨이퍼 테스트와 패지킹 이후 완성된 제품의 테스트인 패키징 테스트로 구분된다. 웨이퍼 테스트는 전공정을 마치고 가공된 웨이퍼에 전기, 온도, 기능 테스트를 진행해 전공정에서 웨이퍼가 정상적으로 제조됐는지를 검사, 불량품을 가려내는 작업이다. 구분된 불량품은 패키징 공정에 제외됨으로써 불량률을 낮추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패키징 테스트는 웨이퍼 테스트를 마친 이후 패키징까지 끝난 반도체가 최종적으로 출하되기 전에 다시 전기적 신호를 통한 정상 작동 여부 및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이상이 없는 제품만 선별해 포장을 거쳐 고객사에 전달된다.

이 중에서 테스나는 웨이퍼 테스트의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92.5%에 달한다. 패키징 테스트는 7.5% 수준에 그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든든한 사업 파트너 덕에 실적 역시 우수하다. 테스나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440억원, 영업이익은 348억원으로 이미 전년도 한해 실적을 크게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도 3개년 연속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박정원의 미래 성장동력은 '반도체', 테스나 인수···실익은? 기사의 사진

반도체 생산 증가로 사업 전망 역시 좋다. 시장조사업체 마켓 리서치 퓨처(Market Research Future)에 따르면 반도체 후공정 시장은 2018년 37.1억 달러에서 2023년 72.4억 달러로, 연평균성장률 14.3%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이 시스템 반도체 및 스마트폰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만큼 후공정 전문 업체들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김찬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대비 12% 증가한 3억200만대로, 스마트폰 출하 증가에 따라 AP, RF, CIS 등의 비메모리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전략이 점유율 확대로 전환되면서 테스나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두산그룹과의 시너지 있을까?=업계에선 두산그룹과 테스나의 시너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핵심 계열사들의 잇단 매각과 체질개선 작업으로 이렇다 할 수익원이 없는 상황에 기술력과 탄탄한 실적을 갖춘 테스나가 두산의 새 캐시카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두산이 삼성전자의 1차 벤더가 되는 것인 만큼 수익성과 사업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두산그룹이 계열사 두산전자를 통해 이미 반도체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사업 연관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두산전자는 스마트폰과 같은 스마트 기기부터 LCD, 반도체, 자동차에 이르는 핵심 소재를 개발 및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 반도체 사업 관련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스나는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분야에서 이미 높은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고, 반도체 생산 증가에 따른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어서 사업파트너로 꽤 매력적"이라며 "4600억원에 달하는 인수가도 두산이 충분히 조달 가능하고, 향후 사업성 등을 감안할 때 부담되는 수준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두산그룹은 잇단 자산 매각과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 유상증자 등을 통해 확보한 3조원을 전액 부채 상환할 예정으로, 역대 최단 기간 채권단 관리 조기 졸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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