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국, 김범석 의장 동일인 지정 관련 본사 현장 조사 동일인 제도 도입 35년만에 '외국인 총수' 지정방안 검토
최근 공정위는 김범석 쿠팡 의장의 총수 지정과 관련해 쿠팡 본사를 현장 조사했다. 이날 조사는 쿠팡의 총수 지정을 앞두고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조사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매년 5월 1일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과 각 집단의 총수를 지정한다. 이를 위해 각 기업으로부터 지정자료를 제출 받는다. 그러나 공정위가 지정자료 자료 확보를 위해 직접 현장 조사까지 나서는 것은 드문 일이다.
쿠팡은 지난해 자산총액이 5조8000억 원대로 올라서면서 신규 대기업 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의 국적이 '미국'이라는 이유로 총수로 지정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외국인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며 동일인 제도에 근본적인 불만을 표했다.
이에 공정위는 올해 '주요 업무계획'에 동일인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향후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의 동일인 지정제도에서 '동일인의 정의'와 '요건 규정'을 마련하고, 관련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정위가 동일인 제도 개선 방안 연구에 속도를 내는 것은 내년 5월 발표 예정인 대기업집단 지정 때 '외국인 총수 미지정' 논란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다. 현행 제도로는 외국인 총수 지정이 어려운 상태다. 총수가 실질적인 회사 지배자 위치에 올랐음에도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동일인 지정을 피할 경우 각종 리스크는 물론,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정 적용이 어렵게 된다.
실제 동일인은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 편취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공정위 제재를 받는 최종 책임자가 된다. 이 외에도 회사의 현황, 주주·임원 구성 등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당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측은 공식성명문을 통해 "이번 공정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향후 사익편취 규제와 형사처벌 등 법의 지배를 받지 않기 위해 외국 국적을 취득하는 총수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며 "국내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는 빌미로 동일인 지정 자체를 흔들어 재벌 규제의 근간을 없애려는 시도도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대기업집단시책 규제가 대부분 내국인 전제로 설계돼 있어 지금 당장은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판단해 규제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며 "외국인에 대한 형사제재나 친족범위 등에서 문제되는 측면이 있어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일인 정의를 구체화하고 쿠팡 사례처럼 향후 외국인이 실질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경우에는 새로운 제도에서 만들어지는 요건에 해당한다면 동일인을 지정하는 방향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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