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FDPR 수출통제 면제 대상국에 한국 포함 발표미국 등 국제사회 수준의 추가적인 수출통제 조치 예정재계 "면제 대상국 포함돼 다행···상황 지속 모니터링"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은 3일(현지시간) 한국의 대(對)러시아 수출통제 이행방안이 국제사회의 수준과 잘 동조화 됐다고 평가하고 한국을 러시아 수출 통제 관련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면제대상국에 포함하기로 합의했다.
FDPR은 미국이 아닌 제3국에서 만든 제품이라고 해도 미국의 기술이나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해 생산한 경우 러시아 수출 가능 여부를 미국 정부로부터 허가받도록 하는 조치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24일 반도체, 컴퓨터, 통신·정보보안 등 7개 분야 57개 하위 기술을 활용해 만든 제품을 러시아로 수출할 때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호주, 캐나다, 일본, 영국 등 3개국은 FDPR 적용을 면제 받았으나 한국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FDPR 면제대상국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수출 때마다 심사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해 기업들은 한국 정부가 FDPR 적용 예외 국가로 인정받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양국의 이번 한국의 대러 수출통제 방안 이행과 FDPR 면제국 인정은 그간 산업통상자원부와 상무부 국장급 실무협의 등이 신속하고 긴밀하게 이뤄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한 국제 사회에서 한미동맹 및 대러시아 수출통제의 굳건한 신뢰 공조 관계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수일내 한국을 FDPR 면제국가 리스트에 포함하는 관보 게재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정부는 금번 미국의 우리나라 FDPR 면제 결정과 함께 미국 등 국제사회와 유사한 수준의 추가적인 수출통제 조치에 들어간다. FDPR 면제국에 포함됐으나 강화된 수출통제 조치에 따라 기업들은 특정 품목을 러시아로 수출할 때 우리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금번 양국간 합의를 통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대러 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한편, 강화된 수출통제조치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결과가 됐다"며 "추가된 수출통제 조치의 상세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 주최의 기업 설명회 등을 통해 기업들에게 조속히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FDPR 면제대상국에 한국이 포함되며 기업들도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은 FDPR로 인한 수출타격 문제와 더불어 글로벌 기업들의 '탈 러시아' 움직임에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한 고비는 넘겼다는 반응이다.
현대차그룹의 러시아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22.6%로 현지 완성차 기업인 아브토바즈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각 분야에서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 시장점유율이 34.5%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러시아 시장 철수를 결정한 애플의 점유율 14.7%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조용석 무역협회 현장정책실 실장은 "미국의 러시아 제재 내용이 발표된 뒤 여러 기업들이 FDPR에 본인들의 수출 품목이 포함되는지에 대한 문의가 있었다"며 "이번 예외적용으로 이 같은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수출 부문에서 부담이 컸던 만큼 기업 입장에서 FDPR 예외 적용은 무척 다행"이라며 "단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국제 여론이 악화되면 또 다른 재제가 나올 수 있어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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