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백화점 명품 소비 확대···온라인서는 짝퉁 판매 주의보플랫폼 사 책임 전가 방지···개인간거래 시 계약서 필요성 대두
- 편집자주
- 최근 유명 유튜버의 '짝퉁 명품' 논란이 한동안 SNS상에서 이슈가 됐다. 또 유니콘급으로 성장한 무신사의 짝퉁 제품 판매 논란도 현재 진행형이다. 개인 혹은 플랫폼 내 명품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이들을 향한 고객의 신뢰도가 중요해졌다. 그러나 오프라인보다 교묘하고 복잡한 온라인상에서의 짝퉁 판매를 아예 막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 각종 짝퉁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부의 현실적인 방안은 없는지 짚어본다.
#. 명품을 사기 위해 중고거래 사이트 당근마켓으로 눈을 돌리는 구매자들도 늘고 있다. 어마어마한 고가의 명품 제품들이 올라온다. 판매자들은 상품의 판매처와 바우처 등을 공개해 제품에 대한 신뢰를 쌓고 있지만 구매자 입장에선 조심스럽다. '가품일 시 100% 보상' 문구를 올려도 찝찝하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싸게, 쉽게' 구매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젊어진 명품 소비 연령층···온라인 짝퉁 피해주의보= 명품 제품을 소비하는 이른바 '명품족'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장년 층의 명품 소비가 활발하게 이뤄졌다면 요즘은 MZ세대로 불리는 2030 청년 층의 명품 소비가 눈에 띈다. 코로나 펜데믹에 소비 패턴이 여행·외식에서 명품으로 옮겨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증명하듯 백화점·아울렛 등 오프라인 업계에도 오랜만에 매출 훈풍이 불었다. 온라인 매출 성장세에 수익성이 내리막길을 걷는 와중에 코로나19가 창궐한 2019년 말 이후부터 명품 매출이 빠르게 상승한 것이다.
롯데백화점의 명품 매출 비중은 2019년 12%에서 지난해 18%로 2년 새 6%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명품 매출 비중이 2019년 16.7%에서 2020년 20.9%, 지난해 25.7%까지 올랐다. 현대백화점도 2019년 18.9%에서 지난해 23.5%로 크게 신장했다.
이처럼 명품 구매로 소비 심리가 살아났다는 의미인데, 문제는 명품과 함께 가품의 행보도 활발해지고 있다. '짝퉁'이 대량으로 국내에 들어오고, 이것을 사들이는 온라인상 유통업체가 늘어나면서 소비자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관세청이 짝퉁 단속 실적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짝퉁 적발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0년에는 루이비통의 짝퉁 적발 규모는 1034억 원으로 명품 브랜드 중 가장 금액이 컸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에르메스가 세관에 적발된 짝퉁 브랜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적발된 의류·잡화 품목 883억 원어치 중 에르메스가 282억 원, 루이비통이 180억 원을 차지했다. 에르메스는 명품 중에서도 희소성이 큰 브랜드로 짝퉁을 찾는 구매자들도 이왕 사는 거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의도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짝퉁의 가격도 비싸지는 추세다.
예를 들어 명품 브랜드가 10% 가격을 올린다면 짝퉁 역시 10%대를 웃도는 가격 인상을 진행한다. 다만 명품 감정 전문가들은 온라인상에서의 짝퉁 판매 경로가 워낙 방대하고 교묘한 수법으로 이뤄져 있어 판매 수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 명품 감정 관계자는 "공식적인 플랫폼 창구가 아닌 SNS를 통해 개인이 사들이고 개인이 파는 판매도 늘고 있어 짝퉁 감정이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며 "특히 플랫폼 내 소비의 경우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시 제조사와 유통사가 서로 책임 전가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정확한 감정이 이뤄지지 않고 판매된다면 고스란히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짝퉁 수출입 정부 역할 커져···리셀 플랫폼사 신뢰도 회복 과제=비단 명품 만의 문제는 아니다. 플랫폼 내에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면 국내 K-브랜드의 짝퉁 수출도 주의해야 한다. 각종 짝퉁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각 관련 정부기관의 협력이 현실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우선 특허청은 수출입 브랜드 짝퉁을 판별하기 위해 추경 관련 예산을 꾸준히 확보해 모니터링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지난해 모니터링단을 단기간 운영했음에도 온라인상 유통되는 위조상품 게시물을 대량 삭제하는 등 많은 성과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모니터링단 사전교육을 강화하고, 차단거부 때는 증빙서류를 보강하는 등 위조상품 유통차단을 위한 정부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국내 유입을 담당하는 무역·관세 관련 기관의 관리 감독은 기본이되 피해자들이 신속하게 구제받도록 제도적인 기반도 갖춰져야 한다는 방침이다. 플랫폼을 통한 구매가 활발해지면서 피해 발생 시 제조사와 유통사 간 책임 전가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무신사'와 '크림'의 공방이 대표적이다. 크림은 네이버의 손자회사 격인 리셀 플랫폼사다. 올해 초 무신사 한 회원은 '피어 오브 갓 에센셜' 티셔츠를 구매한 뒤 이를 다시 네이버 계열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크림'에 올려 되팔려 했다. 그러나 정품인 줄 알았던 제품은 크림의 제동으로 문제가 일었다.
크림이 해당 상품을 '짝퉁'으로 판정해 구매 중지를 시킨 것이다. 무신사는 즉각 반발, 국내외 명품 감정 기관에 정품 여부를 의뢰하는 등 초강수를 뒀다. 이후 무신사는 '무신사 부티크를 통해 판매된 에션셜 상품은 공식 유통 채널인 팍선(PACSUN)을 통해 확보한 신뢰할 수 있는 정품이다'고 반박했다.
한국명품감정원은 해당 에센셜 상품에서 개체 차이가 발견되지만, 이러한 개체 차이가 가품으로 판정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명품 감정 서비스 기업도 해당 상품을 '100% 정품'이라고 감정 결과를 내놓으면서 무신사 측은 한시름 놓게 됐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무신사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 등을 통해 가품 논란을 종지부 찍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온라인 명품 리셀 플랫폼 시장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구매한 제품의 정품 감정을 의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병행 수입 셀러를 통해 구매한 제품을 감정원에 확인해 보니 가품이었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정품 여부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트렌비의 조사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명품 구매자 100명 중 2명은 '가품인 것을 모르고 사용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최근 6개월 간 1만8321건의 명품 제품 검수에서 391건(2.1%)이 가품으로 판정됐고, 이 중 45.5%가 명품가방, 14.8%가 명품 지갑으로 집계됐다. 가품으로 많이 검수된 제품에는 구찌가 가장 많았고 루이비통, 샤넬이 뒤를 이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 플랫폼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피해자들이 안전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제도적 마련이 필요하다"며 "특히 대형 플랫폼 사가 아닌 일반 중고거래 사이트는 공식적인 감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피해 발생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법적 책임이 가능하도록 기본적인 계약서 작성이 필수로 진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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