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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명 몰려 3시간 마라톤 회의···'GOS 논란'에 주주들 쓴소리(종합2)

삼성전자 주총

1600명 몰려 3시간 마라톤 회의···'GOS 논란'에 주주들 쓴소리(종합2)

등록 2022.03.16 15:41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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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증가하며 전년 대비 참석 인원 700명 증가국민연금·주주 반대에도···이변없이 이사 선임안 통과'GOS 논란'에 브랜드 가치 하락 지적···한종희 직접 사과 "M&A 성장동력 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 적극 검토"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X부문장)이 16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X부문장)이 16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갤럭시S22 성능 논란과 주가 부진으로 시선이 집중됐던 삼성전자의 제53기 정기 주주총회가 이변 없이 끝났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소액주주 1600명 몰려 북새통을 이룬 주총은 주주들이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며 오후 12시를 넘어 마무리됐다.

16일 오전 9시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는 1600여명이 몰린 가운데 3시간 넘게 질의응답이 오고 갔다. 최근 불거진 'GOS(게임최적화서비스)' 기능의 강제 성능 저하 논란에 대해서는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허리를 숙여 "고객들의 마음을 헤아리겠다"고 사과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온라인 상에서는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반대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온라인 중계 도입에도 현장 참석 주주 700명 증가 =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중계 시스템과 전자투표를 도입했으나 지난해 소액주주들이 급격히 증가하며 이날 주주총회 현장 참석 주주도 대폭 늘어났다.

지난해의 경우 900여명의 주주들이 주주총회장을 찾았으나 올해는 작년 대비 700여명이 증가한 1600여명이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했다.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보통주 기준 504만명에 달한다. 2020년말과 비교하면 한 해 사이 136% 증가했다.

이날 현장에는 20~30대 '젊은 주주'들도 대거 참석해 대표이사와의 질의응답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참석한 주주도 눈에 띄였으며 교복을 입고 참석한 학생 주주도 있었다.

취재진이 만난 한 주주는 "향후 삼성전자의 경영계획을 듣고 싶어 직접 참여하게 됐다"며 "최근 불거진 GOS 논란에 대한 경영진의 생각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더 많은 주주들을 수용하기 위해 수원컨벤션센터 3층과 1층을 모두 대관했으며 주주들을 위해 방문 인증 포토존에 응원메시지 이벤트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준비했다.

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삼성전자가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3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 가운데 노태문 사내이사 선임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2.03.16. 뉴스웨이 이수길 leo2004@newsway.co.kr제53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삼성전자가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3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 가운데 노태문 사내이사 선임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2.03.16. 뉴스웨이 이수길 leo2004@newsway.co.kr

◆주총장 핫이슈 된 'GOS'···안건은 이변 없이 통과 = 삼성전자 주주총회 최대 이슈는 'GOS 논란'이었다. 주주들은 MX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는 "노태문 후보는 GOS 논란 후 삼성팬들을 합리적으로 납득시키지 못했다"며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는 하드웨어 사업에 대한 모든 총괄 책임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주주도 "원가절감을 통한 영업이익 개선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가치 등 여러면에서 고려가 필요하다"며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게 되면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적당한 선에서 원가절감은 중요하지만 선을 넘는 행위는 비판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GOS 업데이트 이후 안전 문제와 소비자 신뢰 하락에 대한 대응책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 부회장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락 제한을 풀더라도 온도 제어 알고리즘으로 안전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단말 정책을 변경하더라도 안전에는 문제가 없도록 발열 방지 기능은 지속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합리적인 가격대에 프리미엄 제품을 제공해 고객들의 가격부담을 완화하도록 노력했으나 이 과정에서 비용절감을 위해 품질을 양보하진 않았다"며 "GOS 논란으로 제품판매에 지장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주주들은 "삼성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과도하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진의 노력이 필요하다", "자체 AP인 엑시노즈 투자가 미비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국민연금과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대에도 삼성전자의 사내·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사내이사 후보에 오른 경계현 DS 부문장(찬성률 86.34%)과 노태문 MX사업부장(97.96%),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86.11%),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98.04%) 4명 모두 80%가 넘는 찬성률로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김한조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이 재선임됐고, 한화진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석좌교수와 김준성 싱가포르투자청(GIC) 매니징 디렉터가 새롭게 합류한다.

1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DS부문장 경계현 사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1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DS부문장 경계현 사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신성장동력은 '로봇'과 '메타버스'···청사진 제시 = 삼성전자는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로봇과 메타버스, 인공지능 분야를 중심으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 부회장은 "신사업 발굴의 첫 행보는 로봇사업으로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영역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 기술을 축적해 미래 세대가 '라이프 컴패니언' 로봇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앞장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 세트 사업을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 DX부문은 올해 주요 사업방향으로 ▲멀티 디바이스 기반 고객 경험 혁신 ▲프리미엄 영역 리더십 강화 ▲미래 성장 모멘텀 강화를 내세웠다.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DS부문도 올해 반도체 시장이 최초로 6000억 달러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적을 예고했다.

경계현 사장은 "메모리는 차세대 공정에 대한 기술 격차를 확대하고 메타버스, 자율주행 등 신규 응용처와 데이터센터 고객들에게 한 차원 높은 솔루션을 제공해 메모리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차별화를 추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운드리는 고객 중심 사고와 기술·제조 역량 확대로 고객 만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며 "상반기에 차세대 GAA(Gate All Around) 공정 양산으로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는 동시에 공정 안정화와 생산확대로 공급능력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M&A 추진과 관련한 질문에 한 부회장은 "회사의 지속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면 사업 영역이나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며 인공지능, 5G 전장 등 새로운 성장동력 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 현재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M&A 실행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면서 "M&A 사항은 보안 유지가 필요한 것으로, 상세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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