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사 수수료 인상에 반발해 가맹점 해지 검토PG협회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 손실분 전가"마트협회는 1위 신한카드 가맹점 해지 움직임주유소도 유가 상승에 따른 카드사 폭리 지적카드사 "손실 전가 아냐···협상 위해 노력할 것"
앞서 7개(삼성·신한·KB·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카드사는 PG협회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0.05%~0.1%포인트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PG사들의 카드 수수료율은 기존 2%대 초반에서 2.25~2.30%로 상승하게 된다.
이에 PG협회는 지난 14일 "카드사들이 지난 2월 초 수수료 대폭 인상을 통보하고 이달 1일부터 인상된 수수료를 적용했다"며 "신한카드 본사 앞에서 수수료 인상 반대 집회를 진행하고 협상에 미온적인 카드사에 대해 가맹점 계약 해지 통보를 검토할 것"이라며 인상안 수용 불가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지난 15일~16일에 걸쳐 '어커머스 생태계가 위험하다', '카드 수수료 인상 반대', '수수료 인상 철회'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PG협회는 나이스페이먼츠, 다날, 엔에이치엔한국사이버결제, 케이에스넷, 케이지모빌리언스, 케이지이니시스, 토스페이먼츠, 한국정보통신 등 PG사로 구성된 조직이다. 이 8개사의 시장점유율은 90%가 넘는다.
PG사는 온라인 거래 시 지급·결제업무를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객 민원이나 배상 책임 등 위험관리도 담당하고 있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카드결제를 하면 카드사는 PG사 가맹점수수료를 제외한 결제대금을 입금하고, PG사는 결제대행수수료를 뺀 금액을 가맹점에 돌려주는 방식이다.
만약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인상하면 PG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율이 상승하고, 이는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PG협회는 "이번 카드사 수수료 인상폭은 일반 온라인 쇼핑몰들과 상생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PG사 가맹점 수수료가 인상되면 온라인 쇼핑몰 카드 수수료가 연쇄적으로 인상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판매가격이 올라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최종적인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PG협회는 카드사들의 이번 수수료 인상이 중소가맹점 수수료가 줄어든 데 따른 손실을 일반 가맹점에 돌린 것이라고 반발한다. 이어 "카드사가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발생하는 적자를 다른 가맹점에 떠넘기면서 시장 전반 위기를 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에 따라 카드사의 영세·중소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기존보다 0.1~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가맹점 75%를 차지하는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 점주들은 기존 0.8%에서 0.5%로 수수료율이 하향 조정됐다. 연매출 3~5억원 자영업자는 기존 1.3%에서 1.1%로, 연매출 5~10억원 자영업자는 1.4%에서 1.25%로, 연매출 10억원에서 30억원 사이 사업자가 부담하는 수수료율은 1.6%에서 1.5%가 됐다.
정부는 2012년부터 개정된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결정한다. 앞서 2012년, 2015년, 2018년 등 3차례에 걸쳐 재산정을 거쳤으며 그 동안 수수료는 지속적으로 떨어져왔다.
실제 카드사의 주 수입인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감소추세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우리·KB국민·롯데·BC·삼성·신한·하나·현대카드 등 8개 카드사의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지난 2018년 말 7조9112억원에 달했지만, 2019년 말 7조2183억원, 2020년 말 7조848억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지난해 9월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작년 9월 기준 5조6261억원이다.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가 불러온 수수료 분쟁은 PG업계 뿐 아니다. 앞서 한국마트협회는 카드사들의 수수료율 인상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업계 1위 신한카드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마트협회는 전국 중형마트 5800여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앞서 카드업계는 이들을 대상으로 수수료율을 0.02~0.26%포인트씩 상향 조정했다. 특히 수수료 인상폭을 가장 높게 조정한 신한카드에 대해서는 가맹점 해지를 예고했다.
주유소들도 뿔이 났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지난 9일 '고유가에 신용카드사 폭리, 주유소 카드수수료율 조정해야'라는 입장문을 통해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민의 유류비 부담이 크게늘어난 가운데 카드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유소의 신용카드 결제비율이 95% 수준(2021년 통계)인데, 주유소 카드수수료가 매출액에 대해 1.5% 정률로 적용되기 때문에 기름값이 오르면 수수료도 함께 오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반면 카드업계는 이번 수수료 인상이 적격비용 분석을 포함한 종합적인 결과라며,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 부담을 일반 가맹점에 전가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결제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수수료를 재산정한 것으로 손실분을 PG사 등을 통해 만회하려 한 게 아니다"라며 "가맹점들과 협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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