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23일 올해 1월 1일 기준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 공시가격 상승률을 발표한 직후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가 보유세 부담 완화방안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2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관련 안건을 논의한 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 19.05% 오른 데 이어 올해도 만만치 않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보유세 부담이 다시 한번 급증하게 되는 만큼 이를 완화할 방안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다.
정부는 재산세와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유력안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산정할 때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낮춰 공시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되돌리는 효과를 내는 방안을 우선 검토 중이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이다. 즉 주택가격이 공시가 10억원일 때 공정시장가액 비율이 60%라면 6억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세금을 부과한다.
재산세의 경우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올해 기준으로 60%, 종부세는 100%로 산정한다. 지방세법은 재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40∼80%(주택 기준) 사이에서, 종부세법은 60∼100% 사이에서 해당 법 시행령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시장가액 비율 조정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에서 제시한 보유세 완화 방안이므로 새 정부와 정책 연속성을 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통령령 사안이므로 국회 동의 없이 정부 의지만으로도 관철할 수 있고, 올해에 한해 이 방식을 적용하고 추후 관련 법을 개정해 항구적인 세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최대폭으로 조정할 경우 재산세는 2021년 수준은 물론이고 윤 당선인이 공약한 2020년 수준까지도 낮출 수 있다.
종부세는 최근 2년간 증가율이 워낙 가팔라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만으로는 2020년 수준까지 되돌릴 수는 없다. 보유세 부담 완화의 수준을 2020년 수준으로 할지, 2021년 수준으로 할지는 선택의 문제다.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간사이자 비상대책위원인 조응천 의원이 "1가구 1주택 실수요자의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18일 밝혔으나 공시가 발표까지 짧은 시간 안에 당내 이견 조율 절차를 마무리할지에는 의문부호가 찍혀 있다.
이에 비해 윤 당선인은 공시가를 2020년 수준까지 낮추는 효과를 내도록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앞서 공약을 통해 제시한 바 있다.
인수위가 이번 주 초 정부와 보유세 완화 방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발언권을 행사해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남아 있으나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임박한 보유세 부담 완화 방안은 현 정부안으로 일단 발표하도록 하고 추후 윤석열 정부 색채가 반영된 새로운 방안을 낼 가능성에 무게를 실리고 있다.
정부는 공정시장비율 조정 방식 외에 올해 보유세를 산정할 때 작년 공시가를 적용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두고 있다. 이 방법은 올해 한 해에 적용하는 것인데 비해 법 개정까지 필요한 사안이어서 현재는 후순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 거론되던 개별 세법상 세 부담 상한을 제한하는 방안 역시 항구적인 제도 개편 성격이 강해 현 상황에선 후순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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