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금융정책 이관 방안 거론···"권한 비대화 우려"도인수위 간사 2명 배출···전문·실무위원에 전·현직 8명 포진
최근 인수위원회에서 기재부 출신 정통 경제관료들이 곳곳에서 중책을 맡으며 파워그룹으로 재부상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기재부의 나라냐'는 소리까지 듣던 문재인 정부와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22일 국민의힘이 펴낸 윤 당선인의 대선 정책공약집을 보면, 윤 당선인은 청와대를 대통령실로 축소 개편하고 여성가족부를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재정 정상화와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재정 운용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 개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관가 안팎에서는 기재부가 조직 개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기재부가 수행해온 경제정책 조정 및 컨트롤타워 역할에 일부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후보 당선 시 예산 기능 분리를 포함한 '기재부 쪼개기'가 강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윤 후보가 당선되면서 그렇게 될 가능성은 작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을 기재부로 통합하고, 금융위는 금융감독에 집중하는 과거 모델로 돌아가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 등이 각각 이런 취지의 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이렇게 되면 금융위가 해체되는 대신 기재부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게 된다.
이 경우 이미 '공룡 부처'로 평가되는 기재부가 더욱 비대해질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크라이나 사태,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 코로나19 여파 등 대내외 경제 환경이 엄중하고 각종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경제·금융정책 체계를 대수술하면 신속 대응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윤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기재부 관료들이 파워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다. 21일 완료된 인수위원회 인사들을 보면 기재부 출신 정통 경제관료들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7개로 나눠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기재부 출신은 2개 분과의 간사를 맡고 있다.
6개 인수위 분과의 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기획조정 분과의 경우 기재부 1차관을 역임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간사를 맡았다. 경제 1분과 간사인 최상목 전 기재부 차관 또한 역대 기재부 출신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금융·경제정책통이다. 추 의원과 최 전 차관은 새 정부 출범 시 경제부총리나 금융위원장 등 요직에 등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전문위원·실무위원 인선 과정에서도 기재부 경제관료들이 곳곳에 이름을 올렸다. 기획조정분과에선 총 20명의 전문·실무위원 중 기재부 현직 관료가 3명이다. 전문위원으로 김완섭 예산총괄심의관, 실무위원으로 김명규 전 종합정책과장, 오정윤 공공혁신과장이 이름을 올렸다.
기재부 관료들은 국민의힘 보좌관 그룹과 총리실 출신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거시경제와 금융 등을 담당하는 경제1분과에선 전·현직 기재부 출신이 18명 중 5명에 달한다. 기재부 관료들은 코로나19비상대응특별위원회 등에 추가 파견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과장급인 구성림 지식산업감시과장 1명만 파견되면서 이명박 정부 당시의 '공정위 홀대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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