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단위 매매하고 배당·시세차익 얻는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저작권료' 가격 따라서 투자수익 결정···파생결합증권과 유사금융투자업 인허가 없어 제재 가능성···자본시장법 위반 우려당국 제재 시 '80억원 투자' 한화그룹 등 투자자 손해 가능성도전문가 "신사업 육성·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증권성 검토위원회는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증권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에 뮤직카우의 자본시장법 위반 관련 민원이 접수되자 금융위는 검토위를 만들어 이를 심의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르면 내달 초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의 증권성 여부에 대해 최종 결론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증권성 논란을 받고 있는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은 현재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으로 분류되지 않아 관련 규제가 없다. 통신판매업자로 분류된 뮤직카우는 지난해 3월 혁신 금융 서비스를 신청한 상태다.
뮤직카우는 보유한 지분만큼 저작권료에 대한 수익을 배당 받을 수 있는 조각투자 플랫폼이다. 1주 단위로 매매할 수 있는 청구권을 하루만 보유해도 다음 달에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고, 가격이 올랐을 때 내다팔면 차익실현도 가능하다.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의 가격은 해당 가수의 평판과 컴백 여부, 스트리밍 횟수 등에 따라 등락이 결정된다.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처럼 과거엔 주목받지 못했다가 뒤늦게 인기를 얻은 역주행곡의 경우에도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롤린은 2만원대에 상장됐지만 약 9개월 만에 131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문세의 '사랑은 늘 도망가'처럼 다른 가수가 리메이크하거나 장범준의 '벚꽂엔딩'처럼 특정시기에 스트리밍이 급증하는 경우도 호재로 작용한다. 반면 해당 가수의 음주운전 적발 등 악재가 터지면 청구권의 가격도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은 1주 단위로 매입해 차익을 실현하거나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점 때문에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증권으로 결론 낸 것으로 보인다. 만약 투자계약증권이 아닌 파생결합증권으로 인정될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해 영업정지 등의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뮤직카우는 코스피‧코스닥과 유사한 총수익지수인 'MCPI 음악 저작권 지수'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도 회사 측은 "거래되는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은 예금보호상품이 아니며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도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뮤직카우는 주식의 발행·유통과 비슷한 사업을 하고도 금융투자업 인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게 된다면 뮤직카우에 투자한 이들이 적잖은 손해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뮤직카우에는 일부 대기업도 투자를 했다. 한화그룹이 대표적이다.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말 2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한화시스템은 새롭게 출범하는 뮤직카우 미국법인에 60억원을 투자했다. 그룹 차원의 투자 행보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일단 뮤직카우에만 100억원의 가까운 투자를 단행한 것이 눈에 띈다.
전문가들 역시 뮤직카우의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이 증권성을 띄고 있다고 보고 있다. 청구권 구매자가 음원에 대한 저작권료를 배당받거나 시세차익을 얻는 행위는 파생결합증권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파생결합증권은 자산의 가치 변동에 따라 일정 수익을 얻을 수 있게 설계한 상품이다. 기초자산인 금리, 원자재, 환율 등의 가격에 연동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며, 자산 가격에 큰 변동이 없으면 약속한 수익률을 보장받는다.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역시 '저작권료'의 등락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금융당국이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단언하긴 어렵지만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은 증권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현재 뮤직카우는 전자상거래 통신판매업 규제를 받고 있는데, 자본시장법 규제를 받으면 공시의무가 생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뮤직카우의 자본시장법 위반이 인정돼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투자자들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00만명이 넘는 투자자들을 감안해 영업중단 사태까진 가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서 교수는 "고의적으로 금융투자업 인허가를 받지 않았다면 영업정지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요즘 기업들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업으로 사업구조를 다원화시키고 있고 뮤직카우엔 이미 100만명의 투자자들이 있기 때문에 신사업 육성과 투자자보호 측면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뮤직카우 관계자는 "현재 증권성 판단 결과에 따른 상황별 대응방안을 면밀히 준비 중이며 어떠한 결론이 나온다 하더라도 그에 맞는 원활한 서비스 환경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자 노력할 방침"이라며 "앞으로도 뮤직카우는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에 따른 저작권료 지급과 원활한 입출금 지원 등 이용자의 소중한 권리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서비스를 전개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뮤직카우는 이러한 논란 속에도 세계 음악시장의 중심인 미국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뮤직카우는 올해 안으로 미국법인을 세워 세계 음원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음원 저작권 관련 투자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