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4월요금 동결' 공약···인수위 "현 정부가 결정할 일"한전, 원가상승에 부채 확대···기준연료비 등 이미 올라 물가 부담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전의 연료비 조정단가는 애초 지난 21일 발표하기로 했다가 하루 전 '관계부처 협의'를 이유로 전격 연기한지 8일만에 다시 발표 일정을 잡았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연료비 조정요금, 기후환경요금 등으로 구성되는데 연료비 조정단가는 연료비 조정요금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인상폭이 직전 분기 대비 kWh당 최대 ±3원 범위로 제한돼 있으며 한전은 지난 16일 조정단가 결정권을 쥔 산업통상자원부에 3원 인상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분기마다 조정된다. 한전이 조정단가를 산정한 후 산업부에 제출하면 산업부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결정해 한전에 다시 통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전은 29일 오전 8시 홈페이지를 통해 인상폭을 공지할 예정이다.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작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의 연료비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정부와 업계 안팎의 대체적 평가다.
이 기간 유가 등 연료비가 급등하면서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전력도매가격(SMP)이 kWh(킬로와트시)당 200원대로 뛰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가 상승 요인에도 여러 변수로 연료비 조정단가가 인상될지 여부가 불투명했으며, 급기야 발표도 돌연 연기됐다.
당시 한전의 발표 연기를 두고 업계에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와의 협의 등이 이유로 지목됐다.
윤석열 당선인의 대표 공약 중 하나가 '4월 전기요금 동결'이어서 당선인의 의중을 확인한 후 요금 조정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일정을 급하게 미룬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인수위는 28일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 "현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 결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원가 상승 요인에도 불구하고 윤 당선인의 4월 전기요금 동결 공약으로 인해 요금을 조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인수위가 현 정부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전기요금과 관련, "4월 전기요금은 기본적으로 현 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이 결정할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는 2분기 전기요금 문제는 5월 9일까지가 임기인 현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정권 인수 기간에 전기요금 문제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이미 오는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kWh당 4.9원씩 총 9.8원의 기준연료비를 올리기로 한 것도 또다른 변수다. 기후환경요금도 4월부터 2원 인상이 결정된 상태다.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에 더해 연료비 조정단가까지 상향 조정하면 소비자 부담은 그만큼 더 커지게 된다.
그러나 한전 부채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미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5조8천601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가운데 일각에선 올해 영업손실이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전 내부에선 경영상황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의 한 관계자 "발전사에서 사들이는 SMP가 kWh당 200원대로,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적자 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전은 필요 자금의 대부분을 회사채로 조달하고 있는데 한전이 올해 들어 발행한 회사채만 9조6천700억원으로, 작년 전체 회사채 발행 규모(10조4천300억원)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인수위의 전기요금 관련 발언 이후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 일정이 나왔다는 점에서 인상 여부를 두고 업계에선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료비 연동제 취지가 발전 원가 변동을 요금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상 쪽에 무게가 실린다"면서도 "그러나 변수가 많아 최종적인 결정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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