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지난해 7월 "악재 선반영돼"···38만원 제시현 주가 16만원대 횡보···JP모건 '19만원'보다도 하회배당·자사주 매입, 분식회계 논란 해소에도 반등 실패3사 합병·바이오시밀러 실적개선 여부 주가회복 관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14일 전 거래일 대비 0.30% 내린 16만40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초 38만4000원(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던 셀트리온의 주가는 고점 대비 57.2%나 급락한 상태다.
지난해 7월 셀트리온이 26만원대의 주가를 형성하던 당시 한양증권은 '셀트리온 바닥설'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38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한양증권은 보고서에서 42.6%의 상승여력이 있다고 내다 봤지만 현재 주가는 오히려 36.8% 떨어졌다.
당시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아직 바닥에 있는 셀트리온을 대형주 중 최선호로 판단한다"며 "각종 악재가 모두 반영돼 셀트리온에게도 반등의 기회가 왔다는 생각이며, 앞으로의 모멘텀에 따라 상승할 여지가 더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은 5개월 뒤 목표주가를 2만원 내렸으나 여전히 주가 반등을 예상했다. 3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유플라이마와 램시마SC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4분기 실적을 기대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오 연구원의 예상대로 셀트리온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크게 개선됐지만 주가는 뚜렷한 하락세 그려왔다. 금융감독원이 셀트리온의 회계기준 위반에 대한 제재안 논의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부터는 하락곡선이 더욱 가팔라졌다.
특히 셀트리온은 금융당국이 검찰 고발·통보가 아닌 임원 해임 권고 결정을 내린 이후에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징계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14일 4% 이상 올랐지만 6거래일 뒤인 22일엔 7.18% 급락하며 상승 폭을 모두 반납했다.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결정도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지난 1월 10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54만7946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했으나 주가는 같은 달 27일 14만7500원(종가 기준)까지 내려가며 저점을 찍었다.
국내 증권사들은 셀트리온의 장기 부진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신영증권, SK증권 등은 기존 30만원대의 목표주가를 20만원대로 낮췄지만 10만원대를 제시한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오히려 지난해 9월 19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투자자들의 빈축을 샀던 JP모건만 셀트리온의 주가를 정확히 예상한 꼴이 됐다. 당시 JP모건은 31만8000원이었던 목표주가를 40%나 하향 조정했고, 이날 셀트리온 주가는 6.13%나 급락했다. 당시 셀트리온은 "보고서의 신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이례적인 입장문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악재가 선반영되고 호재만 남은 셀트리온이 반등하지 못하는 것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오가고 있다. 우선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주가 부진의 배경으로 첫 손에 꼽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개발 등 호재가 있을 때마다 공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주가도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6281억원으로, 최근 HMM에 1위를 내줬지만 여전히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여있다.
시장 일각에선 3사(셀트리온‧헬스케어‧제약) 합병이 마무리되기 전까진 주가 반등이 어려울거란 전망도 나온다. 일부 투자자들은 3사합병을 통해 회계기준 위반 논란에서 해방되고 외국인 등 신규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져 있는 상태라 합병 시 서정진 명예회장과 경영진에게만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일단 증권가는 분식회계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실적만 뒷받침되면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에 대한 낮아진 기대감과 유럽의 바이오시밀러 시장경쟁 심화는 부담으로 지적된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후속 바이오시밀러들에 대한 매출 기대치는 후발 주자 진입 및 경쟁 심화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세적 주가상승을 위해서는 본업에서의 모멘텀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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